트럼프 관세에 흔들린 현대차·기아…1분기 1.6조원 부담

매출 늘었지만 이익 2조원 감소…인센티브·원자재 부담까지 겹쳐

카테크입력 :2026/04/24 16:38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 영향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은 2조원 가까이 줄었다. 특히 1분기 관세 부담만 1조6000억원에 달해 수익성이 크게 훼손됐다.

여기에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자재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관세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연간 부담은 최대 6조원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기아가 24일 각각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합산 매출은 75조4408억원으로 전년 동기(72조4253억원) 대비 약 4.2%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4조7198억원으로 전년(6조6422억원) 대비 약 29% 감소했다. 매출은 약 3조원 늘었지만, 이익은 2조원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 현대차 언론 공개 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현대차 중국권역본부장 오익균 부사장,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 현대차그룹 장재훈 부회장, 베이징자동차그룹 장젠용 동사장, 모멘타 CEO 조쉬동, 베이징자동차그룹 창루이 총경리) (사진=현대자동차)

개별 실적을 보면 현대차는 매출 45조9389억원, 영업이익 2조5147억원, 순이익 2조584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0.8% 감소했다.

기아는 매출 29조5019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2051억원으로 26.7% 감소했고 순이익은 1조8302억원으로 23.5% 줄었다. 양 사 모두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수익성은 급감한 상황이다.

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 관세였다. 현대차는 약 8600억원, 기아는 약 7550억원 규모의 관세 비용이 반영되며 총 1조6150억원의 부담이 발생했다.

특히 분기당 약 1조6000억원 수준의 관세 부담이 이어질 경우 단순 연환산 기준으로는 6조원을 웃돈다. 다만 생산 조정과 가격 전가 등을 감안하면 실제 연간 부담은 4~5조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관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비우호적 환경 속에서도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며 "컨틴전시 플랜을 강화해 비용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 역시 관세 영향이 컸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 전무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약 8000억원 감소했는데 이 중 7500억원이 관세 영향"이라며 "이를 제외하면 전년과 큰 차이는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유럽 시장 인센티브 확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추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일부 시장에서는 중국 전기차와 가격 격차가 25% 수준까지 벌어졌다.

김 전무는 "인센티브 증가분은 대부분 유럽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의 저가 전기차 공세로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단기간 내 인센티브를 줄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원자재 가격 수준이 지속될 경우 연간 영업이익 기준 약 5% 수준의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약 5000억원 안팎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규모다.

기아 '2026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는 송호성 기아 사장 (사진=기아)

다만 판매 측면에서는 견조한 흐름이 이어졌다. 현대차는 97만6219대를, 기아는 77만9741대를 각각 판매했다. 특히 기아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4.1%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4%를 돌파했다.

김 전무는 "이번 점유율 확대는 특정 지역이 아닌 전 권역에서 고르게 성장한 결과"라며 "판매 성장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친환경차 판매 확대도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를 확대했고, 기아 역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판매가 각각 54.1%, 32.1% 증가하며 전체 판매 비중을 29.7%까지 끌어올렸다.

글로벌 시장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수요 둔화와 비용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이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전년 대비 7% 이상 감소한 가운데,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와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 변동성 등 외부 변수도 확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양사는 연간 가이던스를 유지했다. 기아는 연간 영업이익 10조2천억원 목표를 유지했고, 현대차 역시 신차 출시와 고부가가치 차종 확대를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글로벌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를 통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비용 관리와 제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 역시 "연간 335만대 판매 목표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 권역에서 고르게 성장하고 있어 달성은 가능하다"며 "관세와 원자재 등 외부 변수에도 대응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와 기아는 하반기부터 신차 출시와 고부가가치 차종 확대를 통해 수익성 방어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는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등 주요 신차를 중심으로 판매 모멘텀을 강화하고, 하이브리드 등 수익성이 높은 차종 비중을 확대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이 부사장은 "글로벌 수요 감소와 관세 등 비우호적 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 확대와 비용 관리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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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역시 텔루라이드와 카니발 등 고수익 차종 판매를 확대하고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지역별로는 북미 시장에서 믹스 개선을 추진하고, 유럽에서는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통해 대응력을 높일 방침이다.

김 전무는 "연간 판매 목표는 유지하고 있으며 전 권역에서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