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MBK가 다수 안건에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24일 예정된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양측은 ▲이사 선임 수(5인 대 6인) ▲양측 추천 이사 선출 여부 ▲최윤범 회장 사내이사 연임 여부 등 쟁점 사안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선 최 회장이 경영권을 수성하는 가운데 영풍·MBK 측의 입지가 보다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 구도는 최 회장 측 11명, 영풍 측 4명으로 11대4 구도로 형성돼 있다. 임기 만료를 앞둔 이사들을 제외하면 최 회장 측 6명, 영풍 측 3명이다. 이번 주총에서의 이사 선임 수에 따라 주총 이후 구도는 9대 5 또는 9대 6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윤범, 고려아연 경영권 사수할 듯…‘9 vs 5 or 9 vs 6’ 재편 전망
영풍·MBK는 임기 만료로 자리를 비우는 이사 6명을 모두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고려아연은 오는 9월 시행될 개정 상법에 따라 감사위원 2명 이상을 분리 선출해야 하는 점을 들어 이번 주총에서 한 자리를 남겨두고, 차후 9월 전 위원 한 명을 추가 선임하자는 입장이다.
영풍·MBK는 현재 열세인 이사회 구도를 뒤집기 위해선 최대한 자사 추천 후보들을 많이 입성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를 저지하려는 최 회장 측의 계산이 깔려 있다.
시장에선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을 37.9%, 영풍·MBK 측은 41.1%로 분석한다. 집중투표제 하에서 선임 이사 수가 늘어날수록 필요한 표수가 분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6인 선임 시 영풍·MBK 측이 3인을, 5인 선임 시 2인을 당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사 선임 수에 대해선 고려아연 측의 5인 선임안을 지지하는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6인을 모두 선임할 경우 이후 이사 한 명이 중도 퇴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래스루이스, ISS, 서스틴베스트, 한국ESG연구소, 한국ESG평가원, 한국의결권자문, 한국ESG기준원 등 고려아연 주총 분석 보고서를 발표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7곳 모두 고려아연 측의 논리를 인정하며 5인 선임안에 찬성했다.
’캐스팅 보트’ 국민연금, 사실상 최윤범 연임 반대
각자가 추천한 이사에 대해선 자문사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요 주주 중 한 곳인 국민연금이 다소 영풍 측 인사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의결권 행사를 예고했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5.2%를 보유하고 있어, 최 회장 측과 영풍·MBK 측 지분율 격차가 적은 현 상황에서 ‘캐스팅보트’로도 주목을 받아왔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측이 제안한 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 황덕남 사외이사 재선임안에 대해선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영풍·MBK 측이 제안한 박병욱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안에 대해서도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고려아연이 추천한 김보영 감사위원 선임안과 감사위원이 되는 이민호 사외이사 선임안에는 반대하기로 했다.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 등에 해당한다는 이유다.
원하는 후보에 몰아서 투표할 수 있는 집중투표제 특성상, 국민연금이 의결권 미행사를 통해 사실상 영풍 측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연금의 행보와 더불어 최 회장 측과 영풍·MBK 측 우호 지분율이 거의 비등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총에서 이사 선임 결과는 소액 주주들과 외인 투자자들의 선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의 지분율은 약 10%로 추산된다.
경영권 분쟁 지속…최윤범 우호 세력 이탈 움직임
최 회장 측이 이번 주총에선 경영권을 사수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향후 전망은 안갯속이다.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고, 물밑에서 ‘진흙탕 싸움’ 식 여론전을 펼치는 것에 부담을 느낀 세력들이 지분 정리 등 발을 떼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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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 우호 세력으로 평가받는 베인캐피탈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2.01% 처분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찬가지로 최 회장 측 우호 세력으로 간주됐던 한화그룹도 고려아연 지분 7.7%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화 는 "공식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최 회장 측은 미국 제련소 투자 합작 법인인 크루서블JV를 지분율 10% 수준의 우호 주주로 끌어들이면서 팽팽한 경쟁 구도를 이끌어냈다. 이런 구도가 유지되면 이사회 과반을 지속적으로 사수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우호 세력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지분 매각 상대에 따라 경영권 분쟁에 변수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