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북미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애니메이션 등과의 굵직한 파트너십을 잇따라 발표한 데 이어, 글로벌 히트 웹소설 기반 영화 프로젝트가 가시화되며 할리우드 내 웹툰 IP 위상 변화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웹툰 엔터는 최근 자사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의 글로벌 흥행작이자 웹툰 엔터 영어 서비스 오리지널 웹툰으로도 제작된 로맨스 스토리 '체이싱 레드'의 영화화를 공식화했다.
주연 배우로 넷플릭스 드라마 '리버데일'과 영화 '스트레인저스'에 출연한 마들레인 펫쉬와 아마존 프라임 인기 시리즈 '내가 예뻐진 그 여름'의 개빈 까사레그노가 캐스팅됐으며, 2026년 초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한다.
배급은 글로벌 유통사 미스터 스미스 엔터테인먼트가 맡았다. 이미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프랑스, 베네룩스 지역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칸디나비아, 중동, 인도 등 주요 시장과 배급 계약을 체결했다. 북미를 넘어 전 세계 동시 흥행을 노릴 수 있는 판이 깔린 셈이다.
원작 경쟁력도 탄탄하다. 체이싱 레드는 왓패드에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조회수(2억6천100만 회)를 기록한 영어 소설로, 웹툰으로 확장된 이후에도 누적 조회수 2천400만 회를 넘겼다. 이미 팬덤과 흥행 잠재력을 검증받은 IP가 영화로 확장되는 구조다.
할리우드에서 웹소설-웹툰-영화로 이어지는 성공 사례는 아직 많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이미 흥행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2022년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올해 초 넷플릭스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중증외상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방영 중인 JTBC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역시 웹소설을 원작으로 웹툰과 영상화까지 성공 궤도에 오른 사례다.
영상화 효과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드라마 공개 이후 원작 웹툰의 국내 조회수는 2주간(10월 25일~11월 7일) 동안 드라마 1차 티저 공개 전 2주(9월 11일~24일) 대비 30배 이상 급증했다. IP가 영상으로 확장될수록 원작으로의 유입이 폭증하는 선순환이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2026년 공개 예정인 디즈니+ '재혼황후', 티빙 오리지널 '취사병 전설이 되다'도 웹소설에서 웹툰, 영상으로 확장되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네이버웹툰은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을 동시에 보유하고, 창작-연재-글로벌 유통-영상화까지 잇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IP 사업의 ‘원스톱 구조’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해외에서도 성공 사례가 누적될 경우 왓패드와 웹툰 간 시너지는 커지고, 북미 엔터테인먼트 업계 내 웹툰·웹소설 IP의 위상 또한 한 단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현지 제작자들의 반응도 달라지고 있다. 할리 스탠포드 7 크로우 스토리즈 대표 겸 총괄 프로듀서는 2025 패스트 컴퍼니 이노베이션 페스티벌에서 “웹툰을 맡는다는 것은 이미 완성된 세계관을 인수하는 것과 같다. 원작자들이 이야기를 시험하고 다듬어 놓았기 때문에 프로듀서 입장에선 ‘신의 선물’”이라며 “우수한 A++급 인재를 끌어들이는 데도 결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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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제작사 럭키챕과 실사 영화화가 확정된 영어 오리지널 웹툰 '스태그타운'의 작가 푼코 역시 2025 뉴욕 코믹콘에서 “할리우드가 각색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수많은 IP의 바다 속에서, 이전에는 고려하지 않았을 웹툰에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할리우드에서도 기존 코믹스 IP 의존에서 벗어나 새로운 원천 IP 확보를 위해 눈을 돌리면서 검증된 팬덤을 가진 웹툰 IP가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웹소설-웹툰-영상화 성공 노하우를 이미 쌓은 네이버웹툰의 노하우가 장기적으로 빛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