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술주 투자 심리가 인공지능(AI) 투자 광풍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특히 오라클의 신용 위험 비용이 2009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치솟으며 'AI 버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증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라클의 부도 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신용부도스와프(CDS) 비용이 최근 연 1.28% 수준으로 올라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6월 약 0.36%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3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ICE 데이터서비스에 따르면 오라클은 최근 수십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잇따라 발행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클라우드 빅테크 중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
오라클은 자체 명의 채권과 AI 프로젝트를 위한 간접적 지원을 포함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왔다. 특히 AI 인프라 확장을 위해 오픈AI와 협력 중이며 향후 수년간 오픈AI로부터 수천억 달러 수준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AI 투자가 실제 기업 생산성과 이익 증가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TD 시큐리티즈의 한 전략가는 "현재의 시장 분위기는 과거 닷컴 버블 시기와 유사한 양상을 일부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도 오라클의 부채 증가 속도가 지속될 경우 CDS 비용이 2008년 사상 최고치였던 2%에 가까워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는 이미 1조5천억 달러(약 2천201조원)를 넘어섰으며 내년에는 2조1천억 달러(약 3천82조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관련기사
- 韓, 글로벌 AI 인프라 허브로 급부상…빅테크·운용사 데이터센터 투자 '러시'2025.11.18
- 아시아 데이터센터 운용사 PDG, 1조원 투입해 한국 첫 진출…"AI 허브로 확장"2025.11.17
- 엔비디아 파트너 코어위브, AI 열풍 속 주가 급락…인수 무산에도 성장 기대 '유효'2025.11.10
- "세계 식량 지킨다"…오라클, AI 농업 데이터 분석 솔루션 출시2025.09.29
AI 인프라 구축과 전력 확충을 위한 기업들의 '빚더미 투자'가 계속될 경우 더 높은 금리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AI 경쟁 심화로 기업들의 비용이 급증하면서 채권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리스크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AI에 대한 기대가 실제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지금의 신용 시장은 조정 국면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