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월 배터리 전해액 40%↑…중국 독주에 한·일 뒷걸음

두 자릿수 성장 지속하며 중국 제외 시장 안정적 수요 확대

디지털경제입력 :2025/11/14 10:00

전기차용 전해액 수요가 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 점유율 86%를 중국 업체들이 가져가며 고성장과 ‘중국 쏠림’이 동시에 심화되고 있다. 

14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 세계적으로 등록된 전기차(EV, PHEV, HEV)에 사용된 전해액 총 적재량은 약 99만3천톤으로, 전년 대비 40.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도 32만7천톤을 기록하며 33.7% 성장해, 안정적인 수요 확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해액은 리튬이온 배터리 내에서 리튬이온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소재로, 배터리의 충전 속도, 에너지 효율, 안정성 및 수명에 직결되는 역할을 담당한다. 전기차 시장 확대와 고출력 배터리에 대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해액 시장은 중장기적으로도 고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월 전해액 적재량 추이 (표=SNE리서치)

2025년 1~9월 글로벌 전해액 시장에서는 주요 공급업체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틴치는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22만5천톤을 기록하며 시장 1위를 유지했고, BYD는 12% 증가한 16만톤으로 그 뒤를 이었다. 캡켐은 96% 성장률을 달성하며 15만2천톤을 기록했고, GTHR은 6만5천으로 소폭 증가했다. 스무스웨이는 30% 성장률과 함께 3만8천톤을 기록했으며, 한국 기업 엔켐(4만3천톤)과 솔브레인(3만8천톤)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적별 점유율 기준으로는 중국 기업들이 여전히 전해액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25년 3분기 기준 중국 기업들 점유율은 85.9%로 나타났으며,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은 각각 8.7%, 5.3%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한 수치다. 중국 업체 중심 독점 구도가 강화되는 가운데 비중국계 업체들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SNE리서치는 진단했다.

전해액 시장은 고성능 배터리 수요 급증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며, 기술 고도화와 공급망 재편을 동시에 요구받고 있다. 여기에 정책 변수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미국 배터리 소재 관세 강화, 유럽 공급망 실사 의무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전해액 업체들은 원료 조달 안정성과 북미 생산 거점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기술 측면에서는 고온·고전압 환경을 견디는 성능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고불소계 용매, 내열·내산화 첨가제 등 프리미엄 소재 채택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범용 제품 위주 라인업은 고부가 포트폴리오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다. 이는 단순한 성능 개선을 넘어, 차세대 고출력·고에너지밀도 셀을 전제로 한 전해액 설계 패러다임 전환에 가깝다는 평가다.

SNE리서치는 "앞으로 전해액 시장은 ▲소재 기술 내재화 역량 ▲지역별 공급망 안정성 ▲ESG 기반 조달 체계 등 복합 경쟁 요소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따라 고객 맞춤형 기술 대응력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선제적으로 구축한 업체들이 향후 시장 주도권을 쥘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