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스스로를 만든다"…애자일 로봇의 자기조립 실험

안드레아스 스페닝거 이사 "로봇 산업·연구용 경계 사라진다"

디지털경제입력 :2025/11/09 08:03

"로봇이 로봇 스스로를 조립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독일 프랑카 로보틱스 공동창업자이자 애자일로봇 산업화·안전 총괄 이사 안드레아스 스페닝거는 6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로봇심포지엄(ISR 2025)에서 이같은 목표를 제시했다.

스페닝거 이사는 로봇이 스스로 로봇을 생산하는 '자기조립' 개념을 제조 자동화의 다음 단계로 전망했다.

그는 "프랑카 로봇을 처음 개발할 때부터 목표는 명확했다"며 "로봇이 자신의 부품을 조립하고 다음 세대 로봇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공장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레아스 스페닝거 독일 프랑카로보틱스 공동창업자가 6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로봇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신영빈 기자)

스페닝거 이사는 이 개념이 이미 연구실 수준을 넘어 산업 현장에서도 구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독일의 생산라인 중 약 80%는 로봇이 스스로 수행한다"며 "남은 20%는 케이블처럼 유연하고 불확정적인 부품인데, 이를 처리하기 위한 AI 기반 조립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스페닝거 이사는 독일에서 열린 '케이블 하네스 자동화 챌린지' 우승 사례를 소개했다. 듀얼암 로봇과 비전 센서, AI 알고리즘을 결합해 수천 가닥의 케이블을 자동 조립하는 데 성공한 프로젝트다.

그는 "이 작업은 인간에게도 쉽지 않다. 하지만 두 대의 로봇팔이 카메라와 AI를 통해 유연한 선을 인식하고, 스스로 연결할 수 있다"면서 "인간의 촉각과 판단을 모사하는 수준까지 왔다"고 전했다.

스페닝거 이사는 또한 애자일로봇의 핵심 기술 플랫폼인 '애자일 코어'를 로봇의 두뇌로 설명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로봇 하드웨어, 제3자 센서, AI 모델을 통합하는 기반으로, 개발자가 새로운 솔루션을 빠르게 조합할 수 있도록 한다.

그는 "산업 고객에게 중요한 건 얼마나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느"라며 "우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유연하게 결합해 '해결까지의 시간'을 단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자일로봇은 2018년 독일 뮌헨에서 DLR(독일항공우주센터) 출신 연구진이 설립한 로봇 AI 전문기업이다. 산업용 조립로봇부터 의료·물류·품질검사용 시스템까지 다양한 분야에 피지컬 AI를 접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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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BMW에서 분사한 물류 로봇 전문기업 아이디얼웍스를 인수하면서, 산업용 자율이동로봇(AMR)과 협동로봇을 결합한 통합 솔루션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스페닝거 이사는 "산업용 로봇과 연구용 로봇의 경계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우리는 빠르게, 유연하게, 그리고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는 AI를 탑재한 로봇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