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인건비 절감과 인력난 해소를 위해 조리 로봇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가맹점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로봇이 브랜드 경쟁력의 상징이 될 수는 있지만, 높은 장비 가격과 설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본사 “인건비 절약·안전사고 방지·조리 효율 향상…경쟁력 높인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들은 반죽·튀김 로봇 등 자동화 설비 도입 확대를 시도 중이다.
교촌치킨은 지난 2021년부터 매장에 튀김 로봇을 적용하기 시작해 현재 20여 개 매장에 사용되고 있다. bhc 역시 자체 개발한 ‘튀봇(TuiiBot)’을 전국 30개 매장에 운영 중이며, 재료 투입부터 기름 온도·시간 제어, 흔들기 동작까지 자동화해 주방 환경 개선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맹본부는 자동화를 통해 인건비 절약과 안전사고 예방, 근로 강도 완화 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뜨거운 기름을 직접 다루지 않아 화상·피로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며 “속도와 품질이 일정하게 유지돼 주문이 몰릴 때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계속해서 오르고, 전문 인력을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자동화는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 점주의 경우, 3개의 매장을 운영하는데 한 개의 매장에서 효과를 본 후 운영하는 모든 매장에 로봇을 도입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맹점 “수천만원대 큰 장비, 주방 현실에 맞지 않아”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다르다. 대부분의 조리 로봇은 직영점이나 일부 시범 매장에만 설치돼 있으며, 전국 단위 상용화는 아직 요원하다.
가장 큰 이유로는 비용이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로봇 한 대 가격이 수천만원에 달하는데 이 정도면 소형 매장을 하나 낼 수 있는 수준”이라며 “가맹점주 입장에서 쉽게 지출할 수 있는 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술적 제약도 지적된다. 현재 상용화된 설비는 치킨이 든 바스켓을 기름에 넣고 흔드는 수준으로, 사람이 직접 하는 섬세한 조리 과정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좁은 주방 구조와 전력 사용량도 부담이다. 주방에 대형 장비가 들어가면 조리 공간을 다시 설계해야 하고 전기세 부담도 커지며, 10평 남짓한 배달 전문 매장에는 설치가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사는 추진, 가맹점은 부담”… 이해관계 온도차 뚜렷
본사들은 자동화를 효율 개선이 가능한 대상으로 보지만, 가맹점주는 비용 부담과 공간 제약을 먼저 꼽는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본사의 상용화 의지는 있지만, 가맹점이 감당할 수 없는데 억지로 도입을 권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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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종열 자문위원장은 “로봇 도입은 장기적으로 필요하지만, 지금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경기가 좋지 않고 유지비도 만만치 않은데 수천만원대 장비를 당장 들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부분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치킨 매장의 구조상, 당장은 버겁지만 인력난이 누적되면 결국은 자동화로 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