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2’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흥행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부분의 논란이 ‘사업가’의 이미지를 훼손했을 뿐, 프로그램에서 필요한 대중적인 입맛을 가진 ‘미식가’의 면모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프로그램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백 대표의 부정적 보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홍보 활동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프로그램 내에서 위축된 모습을 보일 경우 콘텐츠의 몰입도와 재미가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흑백요리사는 요리사 100명이 ‘흑수저’(무명 셰프)와 ‘백수저’(스타 셰프)로 나눠 치열한 요리 대결을 펼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9월 공개된 시즌1은 기록적인 흥행 성과를 거뒀다. 넷플릭스 공식 순위 집계 사이트 투둠에 따르면 이 콘텐츠는 글로벌 탑10 비영어권 부문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결과는 후속작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면서 지난해 10월 시즌2 제작이 공식적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촬영이 시작되기 전 백 대표의 논란이 터졌다. 지난 2월부터 ‘빽햄 선물세트’의 가격과 품질의 불균형, 농업진흥구역 내 공장에서 수입산 원료를 사용한 ‘농지법 위반’ 의혹 등이 잇따르며, 사업가로서의 도덕성과 브랜드 신뢰도에 대한 비판이 커졌다.
올해 4월 넷플릭스는 이러한 논란에도 백 대표와 함께 흑백요리사2 촬영을 강행했다. 이에 대해 유기환 넷플릭스 디렉터는 “수백명이 참여한 프로그램인 만큼 예정대로 공개하고 판단은 시청자에게 맡긴다”고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의 결정에 대해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부교수는 흥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청자들은 ‘사업가 백종원’과 ‘미식가 백종원’의 이미지를 구분해서 받아들일 것으로 보고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시청자들은 백종원의 논란이 흑백요리사에서의 역량과 관련있는지, 아니면 도덕성에 대한 문제인지 따져볼 것이다”고 내다봤다.
또 그는 이번 논란이 프로그램 속 캐릭터성을 훼손하는 문제였다면 넷플릭스의 판단도 달라졌을 것으로 봤다. 이 교수는 “사업가로서의 면모가 훨씬 중요한 프로젝트였다면 출연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하지만 백종원은 흑백요리사에서 미슐랭 셰프와 대비되는 대중적인 입맛의 전문가로서 중요한 포지션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대체할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고, 여러 가지 고려했을 때 넷플릭스가 합리적으로 판단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교수는 백 대표의 논란이 해외 흥행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오히려 영향이 있다면 홍보·프로모션에서의 제약이나, 콘텐츠 안에서 백 대표가 위축돼 재미가 떨어지는 문제 정도일 것”이라며 “이 두 가지가 아니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 케데헌 흥행에도 실적 부진...넷플릭스 주가 급락2025.10.22
- 백종원, 방송활동 중단 선언..."가맹점주 상황 가슴 아파"2025.05.06
- 백종원 더본코리아 사과·상생 약속 통할까2025.05.12
- SLL '흑백요리사', 예능 최초 백상예술대상 방송부문 대상2025.05.06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도 백 대표의 논란이 흑백요리사2에 악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그는 “백종원 대표가 법적으로 확정 판결을 받은 상황이 아니고, 프로그램이 한 인물 중심이 아닌 다수 셰프가 참여하는 대규모 포맷이기 때문에 논란이 직접적인 영향을 주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전 세계 동시 공개가 이뤄지기 때문에 해외 시청자들이 국내 논란을 잘 알지 못한다”며 “결국 넷플릭스는 콘텐츠의 완성도로 승부를 보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