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성·해왕성, 얼음행성 아니라고?..."태양계 형성 이론 바뀔수도" [우주로 간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 연구진 연구 결과

과학입력 :2025/10/15 10:55    수정: 2025/10/15 14:41

오랫동안 ‘얼음 행성’으로 알려진 천왕성과 해왕성이 가스와 얼음으로 이뤄진 행성이 아닐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Astronomy and Astrophysics)’에 게재가 승인된 사전 출판 논문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촬영한 천왕성(왼쪽)과 해왕성의 합성 이미지 (출처=NASA, ESA)

그 동안 천문학자들은 천왕성과 해왕성을 작은 암석 핵을 중심으로 두꺼운 얼음 맨틀이 감싸고 있는 얼음 행성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스위스 취리히대학 연구진은 “이 행성들의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거의 알지 못한다”며, "암석 행성으로 부르는 것이 더 타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 행성들을 직접 탐사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목성과 토성이 카시니와 주노 같은 전용 탐사선으로 연구된 것과 달리, 천왕성과 해왕성은 30여 년 전 보이저 2호의 근접 비행 이후로 직접 탐사가 이뤄진 적이 없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자기장, 표면 대기 특성, 위성 궤도의 미묘한 변화 등 간접적인 단서에 의존해 내부 구조를 추정할 수 밖에 없다. 수십 년 간 태양계 형성 모델은 태양계 외곽이 물과 암모니아 얼음과 같은 분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해왔고, 이에 따라 천왕성과 해왕성은 ‘얼음 거인’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출처=NASA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기존의 불완전한 가정이나 편향된 전제에 의존하지 않고 천왕성과 해왕성의 내부 구성을 무작위로 생성한 수많은 모델을 만들었다. 그 다음 이 모델들을 실제 관측 자료와 비교해 일치하는 모든 경우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했다.

그 결과, 두 행성 모두 수소와 헬륨의 비율이 4분의 1 미만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기존 태양계 형성 모델의 예측과 행성 밀도와도 일치한다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천왕성과 해왕성의 내부가 실제로 어떤지 전혀 알 수 없을지도 모를 수 있다는 사실이 제기됐다.

예를 들어, 천왕성의 암석 대 물 비율은 0.04(거의 대부분이 물)에서 3.92(대부분이 암석)까지 다양하게 나타났으며, 해왕성의 경우도 암석보다 물이 최대 5배 많을 수도 있고, 물보다 암석이 2배 많을 수도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만약 위 결과가 사실이라면 얼음 행성이라는 명칭은 더 이상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행성 대부분의 질량이 암석 형태일 가능성이 있으며, 목성과 토성보다 훨씬 작은 천왕성과 해왕성이 오히려 더 많은 암석 물질을 포함하고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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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곧 기존 태양계 형성 모델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행성들이 충분한 양의 암석 물질을 모을 수 있었다면, 어떻게 그 많은 암석이 태양계의 외곽까지 이동했는지를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밝히기 위해 천왕성이나 해왕성 전담 우주선이 발사돼 탐사에 나서야 한다고 해당 매체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