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증원 정책도 ‘보건성과’…복지부 백서 논란

집단사직·의료대란 빠져…서영석 의원 "1년 반 넘은 의정갈등 감춘 것 국민 기만 다름없어"

헬스케어입력 :2025/10/07 14:50    수정: 2025/10/07 14:54

이재명 정부 첫 복지부 장관 발간사 담긴 백서

2024 보건복지백서가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주장을 그대로 옮겨 적어 성과로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 부천시 갑)이 보건복지부(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8월29일 발간한 2024 보건복지백서에서 ‘의대 정원 확대 추진’을 지난해 보건분야 주요 성과로 명시했다.

백서에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박사(2035년 9654명 부족), KDI 권정현 박사(1만650명 부족), 서울대 의대 홍윤철 교수(1만816명 부족)의 연구를 인용해 2035년 최대 1만명의 의사 부족을 전망하며 증원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또 의료계와 협의체 27회, 정책심의위 전문위원회 19회 논의를 거쳤다고 설명하며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반면 의대생 집단 휴학, 전공의 집단사직, 의료공백과 비상진료체계 가동 등 국민 불편은 언급하지 않았다.

(출처=2024 보건복지백서)

요약 내용이 담긴 ‘한눈에 보는 보건분야 주요성과-가까운 지역에서 믿을 수 있는 의료서비스 제공’의 의료이용‧제공 체계 개편에는 27년만에 의대정원 확대를 통해 필수의료 인력 등 사회 수요를 충족하는 충분한 의사 수 확보 추진이라고 명시돼 있다.

현재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한 사안은 지난 2월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대정원 증원 추진과정에 대한 감사요구안’이 의결되면서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결국 감사 절차가 한창 진행되는 상황에서 복지부는 의대 정원 확대를 이미 성과처럼 백서에 기록한 것이다.

복지부가 서영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4 보건복지백서는 그 직후인 2월 24일 발간계획을 세우고 5월23일 초고 작성, 8월6일 수정, 8월18일 최종본 확정을 거쳐 8월29일 발간됐다.

더욱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복지부 장관인 정은경 장관이 취임한 날이 해당 백서의 최종본이 나오기 한달여 전인 7월22일이어서 논란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백서에는 정은경 장관의 발간사도 담겨 있다.

서영석 의원은 “감사가 끝나지도 않은 사안을 성과로 포장하는 것은 명백한 국민 기만이자 왜곡”이라며 “정권 홍보를 목적으로 백서를 이용해 불편한 진실을 지워버리고 갈등과 혼란을 누락하는 시도는 백서의 본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대정원 2천명 증원은 의료대란을 촉발한 핵심 사안”이라며 “복지부는 왜곡된 기술에 대해 국민 앞에 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