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식업계가 멕시코 음식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시험대가 되고 있다. KFC코리아는 '타코벨' 운영 재도전에 나섰고, SPC그룹은 '치폴레'의 독점 운영권을 확보해 국내 진출을 준비 중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치폴레는 SPC그룹의 손을 잡고 국내와 싱가포르 사업을 진출한다. 회사는 계열사 빅바이트컴퍼니를 통해 합작법인 S&C 레스토랑스 홀딩스를 설립하고 두 시장의 독점 운영권을 확보했다. 치폴레가 해외 진출을 위해 합작법인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치폴레는 1993년 미국에서 출발한 멕시코 음식 브랜드로, 고객이 취향에 따라 토핑을 선택하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가 특징이다. 미국에서는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해 현재 전 세계 3천8백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치폴레는 서울과 싱가포르에 2026년 1호점을 열 계획이며, SPC 측은 쉐이크쉑과 잠바에 이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지난 17일 KFC코리아는 타코벨 운영권을 미국 본사 얌브랜즈로부터 넘겨받고 강남에 첫 매장 ‘타코벨 더강남’을 열었다. 이번 매장은 직영 형태로, 낮에는 캐주얼한 식사 공간으로, 밤에는 음악과 조명을 더한 바 콘셉트로 운영된다.
회사는 가격 장벽을 낮추기 위해 직장인 점심 평균 지출액(7천~8천원) 수준에 맞춘 메뉴를 내세우고, 국내 전용 소스와 신제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신호상 KFC코리아 대표는 “가성비로 승부해 멕시칸 음식 대중화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KFC코리아는 현재 마곡나루역 인근에 국내 2호점을 공사 중이다.

그간 국내에서 멕시코 음식은 여러 번 시도됐지만 대중화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타코벨 역시 1991년 첫 국내 진출 이후 네 차례 운영 주체가 바뀔 정도로 부침을 겪었고, 온더보더 등 패밀리레스토랑형 브랜드도 한때 주목을 받았으나 확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업계는 멕시코 음식이 가격 부담이 높고 인지도가 낮은데다, 고수와 라임 등의 재료가 국내 소비자에게 거부감을 느낀 것이 걸림돌이라고 지적한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그간 멕시코 음식은 국내 소비자에게 저변이 없었고, 무엇보다 비싼 가격 탓에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며 “SPC와 KFC 양사가 뛰어드는 만큼 이번에는 다를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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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PC가 쉐이크쉑의 경험을 살리려는 것 같다”며 “쉐이크쉑 이후 다운타우너나 브루클린버거 등이 생기며 프리미엄 버거 시장이 넓어진 것처럼, 멕시코 음식 카테고리를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사가 함께 진출했으니 시장이 커지는 것 자체는 SPC와 타코벨 모두 바라는 것이고, 결국 소비와 구매 빈도로 이어지는 것이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