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을 주 무대로 활동하던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팝업스토어를 잇따라 열면서 거리로 나오고 있다. 오프라인 팝업은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지만, 여러 회사들이 연이어 팝업을 개최하는 탓에 비슷한 품목을 취급하는 회사들 사이에서는 차별화 포인트를 찾는 것이 관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14일 플랫폼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내달 15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첫 오프라인 페스타 ‘미(美)지엄’을 연다. 1천400평 이상의 규모에 5가지 테마의 전시 콘텐츠를 마련한다. 스타 셰프 협업 상품 중심의 ‘고메스트리트’, 농심 등 식품사와 식재료 부스를 모든 ‘딜라이트 존’, 커피·디저트·프리미엄 과일로 구성된 ‘스위트 존’, 뷰티 브랜드를 모은 ‘뷰티 오브 SSG존’, 루프탑 ‘미지엄 스테이지’ 등으로 구성된다.
SSG닷컴에 앞서 오늘의집도 지난 7월 상설 오프라인 쇼룸 ‘오프하우스’를 선보였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총 4층 규모로, 지하 1층은 오늘의집에서 판매하는 카테고리 하나를 전시하는 라이브러리로 꾸며졌다. 지상 1층은 임대한 브랜드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며, 2층과 3층은 각각 자체 브랜드 ‘레이어’·셀렉스샵 ‘바이너리샵’의 상품을 활용하고, 오늘의집 앱에서 인기 있는 이용자의 방을 재현하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오늘의집은 지상 1층 공간에 비치된 가구와 인테리어를 적어도 1년에 3번 이상 바꿀 계획이며, 2층과 3층은 계절에 따라 변경할 예정이다.

오늘의집은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한국에 이어 일본 시부야에서도 라이프스타일 행사 ‘나스마츠리 25’에 참여해 ‘오하우스’라는 이름으로 팝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레어로우, 세이투셰 등 고감도 인테리어 디자인 브랜드 상품 20개를 전시한다.
지난해 처음 뷰티페스타를 개최한 컬리는 올해도 내달 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뷰티페스타를 연다. 오는 12월에는 푸드페스타를 준비 중이다. 성수동을 거점으로 오프라인 공간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는 무신사도 지난달 뷰티페스타를 개최했으며 2019년 업계 최초로 뷰티페스타를 연 올리브영은 올해도 행사를 개최하며 완전히 연례행사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오프라인 팝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이커머스의 좁힐 수 없는 간극으로 거론되던 ‘즉시성’과 ‘촉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다. 오프라인은 ‘즉시성’과 함께 직접 제품을 만져보고 발라볼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인 공간으로, 여기에 체험형 매장인 팝업을 열면 ‘즉시성’과 ‘촉감’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브랜드의 정체성과 추구하고자 하는 바를 시각적으로 표현해 소비자에게 바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같은 이점을 위해 이커머스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팝업을 개최하다 보니 같은 품목을 들여놓은 회사들은 다른 업체와 차별점을 확보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팝업을 여는 이유에는 매출 증가 뿐만 아니라 인지도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한다”며 “음식은 그나마 덜하지만, 뷰티제품의 경우 판매하는 곳이 많다 보니 각자 (팝업들을) 차별화시키려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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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팝업이 팝업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행사장을 다녀와서 사진을 찍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홍보 효과가 발생한다”며 “인터넷으로 상품을 살 때 소비자 입장에서는 충족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물건을 직접 보고 경험하는 만족감이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팝업을 통해 피부로 느낀 경험을 갖추고 다시 온라인 공간으로 돌아오는 구조로 온오프라인의 연계를 꾀할 수 있다”며 “다만 천편일률적인 팝업이 많다보니 앞으로는 (팝업 간)차별화가 성패를 가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