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암호기술 15년간 투자...시장 안열려 더 투자해야 하나 회의"

류제명 과기정통부 차관 참석 현장 간담회 열려…정부 로드맵 비현실적 지적도 나와

컴퓨팅입력 :2025/09/03 20:29    수정: 2025/09/03 22:49

"다시 한 번 보안 사고들이 터지게 되면 AI 시대, 양자 시대에는 거의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국가적인 데미지를 받을 수 있다. 양자 보안 분야로의 보안 패러다임 변화 계기가 있을 때 외양간이라도 잘 고칠 수 있어야 한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3일 국민대학교 본부관에서 산·학·연 전문가들과 '양자보안 혁신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이같이 말했다. 

양자컴퓨터 시대가 도래하고,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걸쳐 사이버 공격이 점차 교묘해지고 있는 만큼 양자 보안 시대를 맞아 보안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뜻이다. 

'양자보안 혁신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관계자들.

이날 간담회에는 류 차관을 비롯해 통신 3사, 과기정통부 관계자, 양자보안 분야 교수 등 양자보안 분야 산·학·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현장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통신 3사를 비롯한 양자보안업계 관계자들은 "시장에서 양자암호 기술을 수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양자암호 기술의 상용화에서 나아가 시장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등 다가올 양자보안 시대의 방향성에 대해 제시했다.

이상민 SK텔레콤 성장사업추진실장은 "기업의 입장에서 아쉬운 점은 양자암호 기술이 비즈니스가 돼서 시장이 열려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SK텔레콤은 15년간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경영진에서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지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이어 "기업에서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지에 정부와 연구기관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기업들이 사업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제시한 2035년까지 양자 암호 기술을 상용화하겠다는 목표에 대한 재검토도 예상된다.

이에 대해 최우혁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 "정부의 로드맵에 대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다시 한 번 점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점검 후 이런 부분을 적기에 발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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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보안 기술 시연에서 국민대 양자 암호 기술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이 외에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는 양자 암호 기술로의 보안 패러다임 전환과 관련해 KISA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박해룡 KISA 보안기술단장은 "시범 사업에서 나왔던 애로사항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올해와 내년에 양자내성암호 전환에 도움이 되는 가이드라인을 과기정통부와 함께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류 차관은 "양자 암호 기술은 장기적으로 10년 앞을 내다보지만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사회적으로 확산시키겠다"며 "양자 보안 시대에 대비안 보안 패러다임을 체계적으로 바꿔나가고, 정부도 더욱 열심히 나아갈 테니 산업계와 학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