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이 증명"...글로벌 시장 노린 콘텐츠 제작 지원해야

한류 4.0 시대에는 국내외 OTT 투트랙 지원 전략 필요

방송/통신입력 :2025/08/26 12:52    수정: 2025/08/26 15:44

넷플릭스 오리지널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연일 화제다. 학계에서도 글로벌 플랫폼으로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렸을 때 발생하는 영향력에 집중하고 있다.

비록 해외 크리에이터가 제작한 작품이지만, 케데헌의 효과가 증명한 것처럼 새 정부 공약인 문화강국 도약을 위해 글로벌향 콘텐츠 제작 육성과 국내외 OTT 투트랙 전략 지원을 통한 글로벌 유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모였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은 26일 한국방송학회가 주최한 콘텐츠 산업 활성화 세미나 발제를 맡아 “정부가 국내 OTT와 글로벌 OTT를 모두 지원하는 ‘투 트랙 전략’을 통해 글로벌향 콘텐츠 제작 기반을 강화하고, 영상 콘텐츠 세제 지원 확대와 같은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K-콘텐츠 위상을 유지하면서 문화산업의 파급 효과를 위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 제작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최근의 K-컬처 확산을 ‘한류 4.0’으로 규정하면서 주요한 특징으로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문화적 저변 확대를 꼽았다. 이전까지 배용준, 겨울연가와 같은 배우와 드라마 중심의 ‘한류 1.0’ 시대를 지나 소수의 K-팝 스타로 이뤄진 ‘한류 2.0’, BTS나 CJ ENM KCON과 같이 K-콘텐츠 확산이 본격화된 ‘한류 3.0’을 넘어 한류 확산의 새로운 기로에 들어섰다는 설명이다.

노창희 소장은 케데헌의 성공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면서 “K-콘텐츠는 동남아를 넘어 미주 등 글로벌 문화산업의 주류로 편입되는 글로벌 문화자본의 성격을 띠게 되었다”며 “한국의 문화적 요소 자체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글로벌 OTT 플랫폼이 대규모 자본 투자와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달하는 유통망을 제공하면서 국내 제작사들이 이전에는 시도하기 어려웠던 고품질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문화적 장벽을 넘어설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콘텐츠 유통 강화를 위해 국가 소프트파워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노 소장은 “글로벌향 콘텐츠를 육성하기 위해 OTT 콘텐츠 제작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 확대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펀드 조성이 필요하다”며 “한류 4.0 단계서 거둔 K-콘텐츠 성과를 고려할 때 국내 OTT와 글로벌 OTT의 투트랙 지원을 통한 글로벌 유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문화강국 실현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환기해야 한다”며 “협소한 국내 시장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글로벌화를 위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제에 이어 토론에 참여한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력을 통해 이룬 성과를 국내 산업의 실질적 이익으로 연결하기 위한 ‘수용 태세’를 갖춰야 한다”면서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규제 완화를 통해 국내 미디어 사업자의 경쟁력을 키우고 창작 생태계의 내실을 다지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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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 한양대 교수는 “국내 사업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장기간 투자를 누적할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한 정책 환경과 세제 혜택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 산업 보호에 치중된 규제를 완화하고 글로벌 자본과 창작자가 자유롭게 협업할 수 있는 개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구독 시스템에 대한 규제와 추가보상권 적용 등의 논의가 국내 콘텐츠 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