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흐름 탄 시스코, 인프라 수요 확대 힘입어 호실적 달성…내년 전망은 '신중'

시장 경쟁 과열 우려 속 스플렁크 인수 효과 기대…"관세 영향 적절히 완화할 것"

컴퓨팅입력 :2025/08/14 13:59

시스코 시스템즈가 인공지능(AI) 사업에서 매출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회계연도에 대한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브로드컴,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 등 경쟁사들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14일 블룸버그통신,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스코는 오는 2026년 7월 마감되는 회계연도 전망을 590억~600억 달러(약 81조원)로 제시했다. 이는 월가 평균 예상치인 595억 달러와 부합하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기대한 610억 달러 이상에는 못 미친다. 주당순이익(EPS)는 4~4.06달러로 관측했다.

마크 패터슨 시스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가이던스는 현재의 관세가 내년 말까지 유지된다는 가정을 기반으로 한다"며 "현재 세계적 수준의 공급망 팀을 활용해 관세 영향을 적절히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시스코)

시스코는 2025 회계연도 4분기(2025년 4~7월)에는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보다 7.6% 증가한 146억7천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 146억2천만 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EPS는 전년 동기보다 14% 늘어난 0.99달러로, 시장 예상치(0.98달러)를 상회했다. 순이익은 28억2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1% 올랐다.

이는 4분기 동안 모든 지역에서 주문이 7%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로부터 AI 인프라 주문이 8억 달러 이상을 기록해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전 분기에는 6억 달러 수준이었다. 이에 시스코의 전체 회계연도 기준 AI 수주 합계는 총 20억 달러에 달했다.

시스코는 사우디아라비아의 AI 기업 휴메인과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아랍에미리트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예정으로, 회사 측은 이같은 중동 파트너십이 2026년 회계연도 하반기에 본격화되며 실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시스코는 매출 다변화를 위해 지난해 280억 달러에 보안 및 모니터링 소프트웨어 업체 스플렁크도 인수했다. 스플렁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하며 보안 부문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시장에서도 시스코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봤다. 시스코 주가는 올해 들어 19% 상승한 상태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상승률 10%를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스코는 일부 기술 동종업체들처럼 AI 열풍에 휩쓸려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종목이 아니다"며 "시스코는 매우 잘 포지셔닝된 미래 성장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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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케라발라 ZK 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시스코는 신제품에 대한 성장세가 20%를 상회했다"며 "미국 연방정부를 제외하면 다른 시장은 두 자릿수 성장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척 로빈스 시스코 최고경영자(CEO)는 "연방 정부 사업은 2026 회계연도에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앞으로 AI 소프트웨어 훈련과 대규모 운영을 위한 핵심 시스템 제공업체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