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경남 함안군 성산산성의 제18차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목간 2점을 판독한 결과, 6세기 중반 신라의 지방 행정과 사회 운영 양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임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목간은 성벽 내 부엽시설에서 출토됐으며, 다면 목간 1점과 양면 목간 1점으로 구성된다. 다면 목간에서는 인물 처벌과 그 결과를 상부에 보고하는 행정적 절차가 기록된 것으로 분석됐다. 판독된 일부 문구에는 “2월에 감문 촌주 등에게 대성은...이라고 아뢰고”, “...모아 죽였다”는 내용이 포함돼, 범죄에 대한 처벌 및 사후 보고를 담은 문서로 추정된다.
양면 목간은 해독 가능한 글자가 적어 전체적인 해석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최상단의 글자가 ‘作(작)’ 또는 ‘求(구)’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판독에는 성산산성 출토 목간 중 최초로 초분광 영상 기술이 도입됐다. 기존의 적외선 분석보다 미세한 먹의 흔적까지 선명하게 포착할 수 있어 판독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초분광 영상은 근적외선 영역을 활용해 육안이나 일반 촬영으로 확인이 어려운 정보를 정밀하게 복원할 수 있는 기술이다.
두 목간의 수종은 모두 소나무류로 확인되었으며, 이는 고대 문서 제작에 활용된 목재 자원의 선택 기준을 이해하는 데에도 과학적 단서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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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는 해당 목간에 대해 보존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전문 보존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고대 가야문화권의 역사적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조사와 활용을 체계적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에 출토된 목간은 기존의 245점에 이어 성산산성이 한국 고대사 연구의 핵심 유적으로서 가치를 재확인시켜 주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