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초기에 잡아라"…KRISS, 초정밀 간편 진단 플랫폼 상용화 수준 개발

암, 뇌 질환, 감염병 등도 신속 체외 진단 및 모니터링 가능

과학입력 :2025/07/30 15:18

알츠하이머를 기존 대비 10만배나 더 민감하게,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상용화 수준으로 개발됐다. 체액 내 생체지표(마이오마커)량이 1천조 분의 1g만 있어도 진단 가능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이호성)은 체액 속 생체지표(바이오마커)가 극미량만 존재해도, 분자 광학 신호를 수억 배 증폭시키는 방법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정확히 진단하는 '초고감·고신뢰'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알츠하이머는 뇌 신경세포가 점차 손상되면서 기억력·사고력 등 인지 기능이 서서히 상실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전 세계 치매의 60~70%를 차지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제는 없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KRISS 유은아 책임연구원(왼쪽)과 김령명 선임연구원이 표면증강라만분광법(SERS) 기반 초고감도 플랫폼으로 알츠하이머 생체지표 검출 결과를 분석 중이다.(사진=KRISS)

진단은 주로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MRI(핵자기공명) 등을 활용한 영상 장비로 진단한다. 검진 비용은 1회당 100만원 이상이다. 발병 초기에는 감지가 어렵다.

유은아 책임연구원은 "증폭이 따로 필요없어, 신속 간편하게 결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각 질환의 생체지표가 들어있는 체액이나 타액, 혈액 등 어느 것도 쉽게 진단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표면증강 라만분광법(SERS)'으로 알츠하이머 생체지표인 뇌 펩타이드 아밀로이드 베타(Aβ) 42와 40을 검출할 수 있도록 해바라기 모양의 다종 금 단일 나노입자를 개발, 진단 플랫폼을 완성했다.

연구팀은 SERS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만들어, 기존 체액 검사 방식 대비 10만 배 이상 민감도가 우수하다. 1천조 분의 1g 이하 수준(8.7×10의 -17승 g/mL, 1.0×10의 -15승 g/mL)의 극미량으로도 생체지표 검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팀 설명이다.

유 책임은 "민감도와 검출범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다중 정량 검출 성능이 나왔다"며 "실험적으로 진단키트로 만들어본 결과 정확한 건 더 해봐야 알지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부연 설명했다.

유 책임은 “이 검출 플랫폼은 저비용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다양한 생체지표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며 “알츠하이머 뿐만 아니라 암, 뇌 질환, 감염병 등 다양한 질환의 조기·신속 체외 진단 및 모니터링에 활용할 수 있다. 범용성이 좋아 업계 제안이 오면 상용화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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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중대질환 언택트 시스템 개발 사업과 KRISS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성과는 분석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 Bioelectronics, IF: 10.5)에 지난 4월 게재됐다.

표면증강 라만분광법(SERS) 기반 초고감도 다중 정량 검출 플랫폼을 이용한 알츠하이머병 생체지표를 검출한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