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공기 속 '곰팡이', WHO 허용치 이하에서도 폐 손상 확인....국내엔 기준도 없어

독성연-고려대 의대 공동연구…"세균은 기준 새로 마련해야"

과학입력 :2025/07/18 10:36

실내 공기속 곰팡이가 세계보건기구(WHO) 허용치 이하에서도 폐를 손상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럼에도 국내에는 곰팡이 허용 기준이 없다.

국가독성과학연구소(소장 허정두)는 호흡기안전연구센터 송미경 박사팀이 실내 공기 중 부유하는 세균이나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이 호흡기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 인체 위해성을 정량적으로 분석·연구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사람이 노출돼도 건강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준값인 독성참고치(RfD) 산출 결과 곰팡이는 무게 kg당 2.2개 정도(2.2CFU/kg), 세균은 kg당 1.6x10⁴ CFU(균형성단위)로 나타났다.

미생물의 폐손상 연구 결과를 발표한 국가독성과학연구소 연구진. 왼쪽부터 [그림1] 각 미생물에 대한 주요 독성 지표의 RfD 값을 미생물 노출 추정치와 비교한 그래프[그림2] 본 연구를 수행한 국가독성과학연구소 연구진(왼쪽부터 김준우 박사, 김동임 박사, 송미경 박사.(사진=KIT)

송미경 박사는 "이 연구결과는 곰팡이의 경우 WHO 허용 기준치인 500 CFU 이하에서도 폐 손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향후 폐질환 기저질환자나 노약자 등 민감군을 고려한 미생물 흡입 RfD를 재정비하고, 실내공기 미생물 기준의 정책화 연계를 위해 위해성 평가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알레르기면역연구소 윤원석 연구팀과 함께 수행됐다.

이들은 실내 공공시설에서 수집한 공기 중의 미생물 가운데 우점종 곰팡이 2종과 세균 2종을 분리·동정한 뒤 열처리 등을 거쳐 물질이 폐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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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경 박사는 "일부 미생물에 노출된 실험동물에서는 폐 내 염증세포 수가 증가하고, 염증 유발 물질인 사이토카인의 분비가 활발해졌다"며 "폐 조직에는 다양한 염증세포와 알레르기 반응에 관여하는 호산구가 침윤하는 양상과 점액 분비 세포의 과도한 증식 등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연구결과는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인 '해저도스 머티리얼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