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엔비디아 AI 칩 ‘H20’에 대한 대중 수출을 전격 허용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 ‘전략적 빅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단순한 수출 허용을 넘어 자원과 기술을 맞교환하는 포괄적 합의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H20 칩 수출 허용 배경에 대해 희토류 자원 확보 조건이 얽혀 있다고 현지시간 17일 보도했다. 지난 4월 수출 금지 조치는 중국 기술 굴기 저지 차원이었지만, 이번 철회는 기술과 자원 확보를 맞바꾸는 포괄 교환 전략으로 해석된다.
수출이 허용된 ‘H20’ 칩은 미국 정부의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성능이 조정된 모델이지만, 여전히 AI 개발에 충분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엔비디아의 독자적 생태계인 CUDA와의 호환성이 유지되면서, 중국의 AI 스타트업들은 H20 칩을 활용한 자체 AI 모델 개발을 적극 추진 중이다.
중국의 AI 기업 딥시크는 최근 H20 칩 기반으로 초거대 언어 모델 ‘딥시크-V2’를 공개한 바 있으며, 미국 내 전문가들은 “기술적 차별화는 있으나 실질적 격차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간의 비공개 회동 이후 나온 것으로, 미국 측은 중국으로부터 희토류 자원 확보를 조건으로 H20 수출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토류는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 전략 산업에 필수 자원으로 미국 정부는 그간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관련 협상을 지속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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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기술과 자원을 맞바꾸는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 내 정치권 반응은 엇갈린다. 하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중국 군사력 강화에 악용될 수 있는 AI 칩 수출은 심각한 안보 위협”이라며 강하게 반대했고,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의 결정에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