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성능 높인 차세대 배터리 온다…LG엔솔, 개발 박차

손권남 담당, 전고체·바이폴라·리튬황·소듐이온 R&D 현황 공유

디지털경제입력 :2025/04/10 15:15    수정: 2025/04/10 17:21

LG에너지솔루션이 에너지 용량과 출력, 무게, 원가 등에서 현 리튬이온 배터리 성능을 한 단계 뛰어넘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손권남 LG에너지솔루션 차세대전지 부문 담당은 10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개최된 'NGBS 세미나'에서 연구개발(R&D) 동향을 공유했다. 전고체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소듐이온 배터리 등을 차세대 배터리로 언급했다.

“전고체 핵심 ‘고체 전해질’ 이온전도도 업계 최고 수준 확인”

배터리 업계는 에너지 밀도와 출력 및 안정성 등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크게 뛰어넘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추진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우수한 성능 때문에 ‘꿈의 배터리’로 기대를 받았지만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수십 년간 상용화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이 수 년 내 상용화를 계획하는 등 전고체 배터리의 등장이 머지 않았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오는 2030년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다. 손권남 담당은 이를 위해 여러 소재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손권남 LG에너지솔루션 차세대전지 부문 담당

이런 혁신 기술 중 하나로, 양극과 고체 전해질 간 계면을 보호하는 코팅 물질을 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손권남 담당은 “기존 레퍼런스 물질을 사용한 배터리보다 수명과 에너지 출력 등에서 더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첨언했다.

고체 전해질의 낮은 이온 전도도도 기술적 난제 중 하나다. 이온 전도도가 높아야 에너지 출력과 충전 성능을 높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손 담당은 “자체 개발한 아지로다이트 계열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의 이온 전도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을 내부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아직 극복해야 할 기술 난제도 상당하다. 손 담당은 “현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10배 높은 수준의 가압 공정이 필요하고,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이 수분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가공비를 낮추고 소재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선 내수분성을 개선하는 소재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전압을 구현하는 데 특화된 배터리 구조인 ‘바이폴라’를 반고체 및 전고체 배터리에 구현하기 위한 R&D를 추진 중이다.

손 담당은 “전자의 이동 경로가 매우 짧아지면서 급속 충전이나 방전 시 발열 관리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대면적화하면 부품 수도 50% 수준까지 줄일 수 있어 배터리 팩 내 공간 활용률을 높일 수 있고, 전기차에 적용하면 주행 거리와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기차 외 고전압을 요구하는 ESS나 전기선박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튬황 배터리, kg당 500kWh 구현"…소듐이온 배터리 조기 출시 시사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이온 배터리 무게 대비 에너지 밀도가 1.5배 높은 리튬황 배터리도 2027년 상용화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손 담당은 “kg당 400~600kWh의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고, 500kWh 수준까지는 개발 가능한 단계”라며, “황이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하이니켈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원가를 30~50%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 담당은 무게가 가볍다는 특성상 도심항공교통(UAM) 등 항공 분야에 우선 공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손 담당은 “리튬황 배터리 구현을 위한 양극재를 개발했고, 고안정성과 고출력을 내기 위한 전해질 기술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는 리튬이 비교적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지만, 모빌리티 부문에서 전동화가 상당 수준으로 진행되면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선 보급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배터리로 소듐(나트륨)이온 배터리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그 중 하나다.

손 담당은 “소듐은 메탈 중 두 번째로 매장량이 많다”며 “이런 풍부한 자원을 토대로 지속 가능성 관점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소듐이온 배터리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듐이온 배터리는 원재료가 저렴할 뿐 아니라 충격에도 매우 안전하고, 저온 환경에서도 성능이 잘 유지될 뿐 아니라 열 폭주에 따른 화재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낮은 에너지 밀도가 단점으로 꼽힌다. 시장에 다수 보급된 LFP 배터리 대비 규모의 경제가 형성되지 않아 현 시점에선 가격 경쟁력도 LFP 배터리에 비해 밀린다.

손 담당은 “고용량 양극재로 소듐이온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또 하나의 방법으로 저희가 타사 대비 기술력이 우수한 건식 공정도 접목해 비용을 더욱 절감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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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원통형 배터리로 구현하기 어려운 전고체 배터리와 달리, 폼팩터를 다양하게 접목할 수 있는 것도 소듐이온 배터리의 장점”이라며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공정 라인을 100%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소듐이온 배터리의 경우 다른 차세대 배터리보다 조기에 시장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손 담당은 “무정전 전원 장치(UPS) 등 고출력을 요하는 시장에 조기 출시하려고 최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