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이 관세 폭탄을 피하려면 미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하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나인투파이브맥을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이 아이폰 생산을 미국으로 옮길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쟁점으로 떠오른 상호관세 관련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에 보복 관세 조치로 맞대응한 중국에 9일부터 104% 관세를 부과한다고 선언했다. 이 조치로 중국 생산기지 의존도가 큰 애플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백악간 브리핑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뉴욕타임스 매기 하버먼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관세 정책으로 미국에서 어떤 유형의 일자리를 창출하려고 하냐고 질문하자 레빗 대변인은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대통령은 미국에서 제조업 일자리를 늘리기 원하지만 첨단 기술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인공지능(AI)과 미국이 선도해야 하고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신흥 분야에도 주목하고 있다. 다양한 일자리가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 일자리는 물론 첨단 기술 분야의 일자리도 있다. 대통령은 이 모든 것을 고려하고 있다. 그는 그들이 미국으로 돌아오기를 원한다
이어 하버먼 기자가 아이폰 생산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가며, 트럼프가 이것을 미국으로 이전할 수 있는 종류의 기술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묻자, 레빗은 "(트럼프는) 우리에게 노동력이 있고, 인력이 있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자원도 있다고 믿는다. 애플은 미국에 5천억 달러를 투자했다. 따라서 애플이 미국이 그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큰 돈을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애플은 미국에서 향후 4년간 5천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나인투파이브맥은 당시 애플의 약속에는 미국 내 아이폰 조립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미국 내 R&D, 애리조나에서 칩 생산, 휴스턴에서 AI 서버 생산, 미시간에서 애플TV플러스 생산과 아카데미 조성 등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404미디어 "미국산 아이폰은 환상"
미국 IT매체 404미디어는 “미국산 아이폰은 순수한 환상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산 아이폰이 왜 불가능한지에 대한 기사를 보도했다.
이렇게 될 경우 "작은 나사를 조여 아이폰을 만드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미국에 올 것"이라며그와 트럼프가 애플의 운영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당 매체는 지적했다.

또, 애플 공급업체 목록을 분석해 애플이 부품을 공급받는 국가가 50개국 이상이며, 여기에는 미국에서 채굴할 수 없는 희토류 광물들을 들여오는 곳은 포함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애플이 아이폰의 모든 부품을 하나의 국가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미국에서 제조하는 방식으로 관세를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만약, 아이폰 제조를 ‘기기 조립’으로 제한하고 미국에 숙련된 직원이 있다고 해도 미국의 인건비를 비교하면 미국산 아이폰의 가격은 천문학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2017년 포춘 행사에 참석해 중국은 수년 전부터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가 아니며, 애플이 공급망을 중국에 꾸린 이유가 인건비 때문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유는 중국의 기술력과 양, 그리고 기술 유형 때문”이라며, 애플이 필요로 하는 정밀한 기술력이 중국에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트럼프의 관세에 앞서 미국에 많은 양의 아이폰 재고를 비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애플은 관세 영향을 피해 당장은 아이폰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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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많은 이들은 좀 더 구체적인 애플의 관세 대응 전략에 대해 공식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나인투파이브맥은 전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98% 내린 172.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지난해 5월 2일(종가 172.22달러)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