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국내 대표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과 비공식 간담회를 가졌다. 생성형 AI 시장에서 한국 기술 기업을 자사 생태계로 끌어들이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나델라 CEO는 이날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MS AI 서밋' 행사에서 뤼튼테크놀로지스, 업스테이지, 라이너 등 국내 주요 AI 스타트업 5곳과 별도 간담회를 진행했다. 공식 아젠다 없이 비공개로 이뤄진 이번 만남은 각 스타트업이 추후 개별적으로 내용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정리됐다.
업스테이지 김성훈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델라 CEO가 회사를 이미 잘 알고 있었으며 협력을 돕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각 국가별 언어모델(LLM)과 멀티모델 전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명확한 인식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업스테이지가 두 가지 협업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자체 개발한 한국어 특화 소형 언어모델(SLM)을 MS의 모델 서비스형 플랫폼 애저 마스(Azure MaaS)에 탑재해 B2B 협력을 추진하자는 제안과 ▲연구 교류와 방문 연구 등을 통한 AI 공동개발 구상이다.
MS의 기술 리더십을 직접 실감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 대표는 "나델라 CEO가 모델 컨셉 프로토콜(MCP), 모델 파운드리, 포스트 트레이닝, 멀티모델 스위칭, 모델 빌더 등 최근 화제가 된 복합 기술 용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기술 대화를 주도했다"며 "현장에서 깃허브 코파일럿을 실제로 사용해본 경험까지 공유해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드러냈다"고 밝혔다.
라이너 역시 이날 간담회를 협력 논의의 '출발점'으로 평가했다. 회사는 빙 검색과 자사 AI 검색 간의 연계를 통해 '에이전틱 서치' 고도화 방안을 MS 측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업 실행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기술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을 중심으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우 라이너 대표는 간담회 직후 "MS와 협력 관계를 이어가며 AI 생태계 형성에 함께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뤼튼테크놀로지스, 갤럭시코퍼레이션, 매스프레소 등 다른 국내 AI 스타트업도 나델라 CEO와 회동을 진행했다. 이들 기업 역시 MS 기술 및 플랫폼과 접점을 넓히는 방안을 공유했으며 각 사가 개별적으로 후속 협업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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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국내 생성형 AI 기술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과 자사 생태계 내 편입 가능성을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 나델라 CEO는 이외에도 국내 대기업 및 금융기관들과 회동을 진행하며 전방위 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AI 측면에서 MS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을 논의해본 자리였다"며 "향후 구체적인 기술 또는 서비스 협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