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가 사명을 '에이전트포스'로 변경 검토한다는 소식이 지난해부터 나온 가운데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사업에 사활 걸었다는 업계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AI 업계에 따르면 세일즈포스 본사가 AI 에이전트 사업 확대를 위해 사명 변경을 논의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AI 에이전트 플랫폼 '에이전트포스2.0' 사업으로 매출을 올리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국내 AI 업계 관계자는 "세일즈포스가 지난해 에이전트포스 출시 후 회사명 변경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아직도 나온다"며 "메타버스 산업이 한창일 때 페이스북이 회사명을 메타로 바꾼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에이전트포스는 기업이 생성형 AI 에이전트를 맞춤형으로 구축할 수 있게 돕는 플랫폼이다. 인간 지시나 감독 없이도 직원 업무를 스스로 찾아 처리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 개발이 가능하다. 영업을 비롯한 서비스, 마케팅, 커머스 분야 종사자는 에이전트포스를 원하는 대로 설정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이같은 소식은 지난해 세일즈포스가 에이전트포스를 처음 출시했을 때부터 나왔다. 당시 마크 베니오프 최고경영자(CEO)도 "에이전트 영향이 워낙 커서 회사 이름을 에이전트포스로 바꾸고 싶은 유혹을 느꼈다"고 기자간담회에서 농담처럼 밝혔다.
내부 핵심 기술 임원으로 알려진 무랄리다르 크리슈나프라사드 AI·데이터 클라우드 부문을 총괄도 "회사명을 아예 에이전트포스로 바꿔야 한다"는 일화가 등장하기도 했다.
다만 세일즈포스가 사명을 전면 변경한다는 발표나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 테크크런치 등 외신은 세일즈포스가 AI 에이전트를 앞세워 관련 사업에 사활을 건 턱에 이같은 소식이 이어진 것으로 봤다.
'에이전트포스' 브랜드 장기화…기존 제품·프로그램명 흡수

업계는 세일즈포스가 사명 변경보다는 AI 에이전트를 앞세운 브랜딩 사업을 장기화할 것으로 봤다.
세일즈포스는 지난해 말 생성형 AI 비서였던 '아인슈타인 코파일럿'과 더불어 '아인슈타인 서비스 에이전트'과 '아인슈타인 코파일럿 포 세일즈포스'를 출시했다.
올해 3월부터 AI 관련 자격 시험 이름에도 에이전트포스를 넣었다. 기존 'AI 스페셜리스트' 시험명을 '에이전트포스 전문 자격증(Certified Agentforce Specialist)'으로 바꿨다. 해당 시험에 나오는 문제 유형과 과목도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트포스 위주다.
앞서 세일즈포스는 필요에 따라 제품군 명칭을 리브랜딩한 전례가 있다. 예를 들어 2020년 '커뮤니티 클라우드'를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로 바꾸거나 '아인슈타인 애널리틱스'를 '태블로 CRM'으로 변경했다. 이를 통해 새 기능이나 사업 방향을 강조하면서도 기존 브랜드 자산을 지킬 수 있는 균형을 유지한 것이다.
에이전트포스 사내 활용 사례 공개…"MS는 성과 미미"

세일즈포스는 에이전트포스2.0를 직접 활용한 성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사내 고객 문의 업무에 에이전트포스2.0을 도입한 결과를 공개했다.
최근 미국 CX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세일즈포스는 사내 고객 문의 업무 약 85%를 에이전트포스로 자동화했다. 나머지 15%는 문의 복잡도로 인해 사내 상담사가 후속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에이전트포스로 매주 약 3만 건 고객 대화를 자동 처리하고 있다.
세일즈포스는 이번 성과 원인을 플랫폼의 자가 학습 기능과 유연성, 데이터 클라우드로 꼽았다. 특히 데이터 클라우드는 내부 메타데이터뿐 아니라 외부 데이터 레이크, 웨어하우스에서 정보를 수집해 AI가 기업 내부 시스템 전반에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도왔다고 밝혔다.
세일즈포스는 에이전트포스를 자사 고객 상담 문의에 초기 적용했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말했다. 환각 현상이나 기능 오류 가능성 등 생성형 AI에 대한 문제가 100% 해결되지 못한 상태여서다. 현재 실시간 사용자 반응 기반으로 문제를 수정하는 식으로 이를 개선하고 있다.
이후 플랫폼 적용 범위를 고객 지원에서 영업 부문으로 확대했다. 현재 세일즈포스 내부 영업 인력 약 2만5천명은 가상 코칭 기능을 통해 실시간 업무 가이드를 받고 있다.
세일즈포스는 외부 고객사 사례도 일부 소개했다. 디지털 필기 기기 제조사 리마커블은 고객문의 약 35%를 자동화해 월 7천350건 상담량을 줄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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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은 세일즈포스가 이같은 사례를 언급한 이유로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을 꼽았다. 앞서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자사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이 진정한 AI 에이전트가 아니라고 꼬집은 바 있다.
베니오프 CEO는 "많은 기업이 에이전트포스와 유사한 기술을 도입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웹사이트에는 진정한 AI 에이전트가 보이지 않는다"며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도 2년 전과 비교해 실질적인 변화가 눈에 띄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