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서스로의 초대"…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관과 게임플레이 연결

라이엇게임즈 "한국, LOL과 라이엇게임즈 모두에 매우 중요한 지역"

게임입력 :2025/03/23 14:49

라이엇게임즈가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즌제 구조를 도입하면서 ‘리그 오브 레전드(LoL)’는 세계관과 게임플레이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시작된 ‘녹서스로의 초대’ 시즌은 전투를 중시하는 테마 아래 새로운 시스템과 오브젝트를 선보이며 플레이 양상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지디넷코리아는 13일 라이엇게임즈 메튜 릉-헤리슨 LoL 리드 게임플레이 디자이너와 만나 이번 시즌 기획 의도와 개발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메튜 릉-헤리슨 LoL 리드 게임플레이 디자이너

이번 시즌 테마로 녹서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메튜는 “룬테라의 핵심 정체성을 게임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외부적인 요소에 기대기보다는 ‘리그 오브 레전드’ 고유의 세계관과 서사를 기반으로 시즌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으며, 그 결과 녹서스를 테마로 삼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녹서스는 아케인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무력 중심의 테마가 게임플레이 측면에서도 뚜렷하게 표현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즌 콘텐츠는 챔피언 개발팀, 아케인 제작진, e스포츠 부서 등 다양한 부서가 협업해 완성한 결과물이며, 멜과 암베사 같은 신규 인물도 이 같은 배경 속에서 등장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새롭게 도입된 시스템인 ‘무력 행사’와 ‘아타칸’은 시즌 테마를 구체적으로 반영하면서 동시에 플레이 흐름에 전략적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장치로 소개됐다. 무력 행사는 교전의 중요도를 높이고, 아타칸은 20분 이후 등장하는 신규 에픽 몬스터로 게임 중후반에 변수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메튜는 “기존에는 초반 스노우볼링이 너무 빠르게 굴러가 게임이 조기에 터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주요 오브젝트의 등장 시점을 중후반으로 옮겨 전체 흐름을 조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타칸은 느린 경기 흐름을 보완하고, 지루할 수 있는 구간에 전략적 전투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고 덧붙였다.

시스템 도입 초기에는 밸런스 조정도 뒤따랐다. 무력 행사는 출시 직후 커뮤니티에서 지나치게 강력하다는 반응이 나왔고, 이에 따라 퍼스트 블러드만으로 조건이 채워지는 구조를 3킬로 변경하는 등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메튜는 “출시 전에 내부적으로는 그렇게 강하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커뮤니티의 체감과 간극을 좁히기 위해 신속히 대응했다”고 말했다. 레인 수확 억제 조치도 적용된 상태이나, 전체 유저 중 약 1%만이 시스템상 패널티를 경험하고 있어 “궁극적으로는 패널티 없이 자연스럽게 최적 선택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녹서스 테마 협곡

밸런스 조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일반 유저와 프로 선수 간의 격차라는 설명도 더했다. 프로 선수들은 신규 챔피언이 등장하면 짧은 시간 안에 수십~수백 판을 플레이하며 숙련도를 쌓지만, 일반 유저들은 그렇게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예컨대 어떤 유저는 특정 챔피언을 평생 100판도 안 해볼 수 있지만, 프로는 하루에 그 정도를 소화할 수 있다”며 “이 차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밸런스 설계가 왜곡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일러스, 아칼리, 이렐리아 등 고숙련 챔피언의 경우, 두 환경 모두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할 수 있도록 면밀히 관측하고 조정 중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러한 접근은 지역별 밸런스 편차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입장이다. 한국이나 중국은 PC방 문화와 빠른 게임 템포로 인해 성장 기반 챔피언이 약세를 보이지만, 북미나 유럽에서는 반대로 평가되는 경우도 있다는 분석이다.

메튜는 “북미에서는 유미가 여전히 강한 챔피언으로 여겨지지만, 한국과 중국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이 같은 차이를 반영해 ‘지역별 필터’를 적용하고, 지역 담당자와의 소통을 통해 조정 방향을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외부 앱 제재 공지와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플레이어 중심이냐 아니냐가 기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궁극기 쿨타임처럼 플레이어의 판단 능력을 대신해주는 정보는 과도한 개입이라 판단하며, 이는 실력의 일부로 남겨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반면, 단순 보조 기능이나 통계 중심 앱은 허용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프로 경기에서 블루 진영의 승률이 높다는 지적에는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퍼스트 스탠드

그는 “블루가 선픽을 가져가는 구조뿐 아니라, 레드는 카운터픽 대응을 강제받는 구조적 어려움이 있다”며 “카메라 시야, 앵글, 밴픽 순서 등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월드 리프트처럼 카메라 시점을 바꿔보는 실험도 진행 중이며, 이스포츠팀과 함께 구조 개선 방안을 계속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라이엇게임즈에게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은 RTS와 스타크래프트의 전통이 강한 지역이며, 전략과 전술에 익숙한 유저들이 많다”는 점을 언급하며, LoL의 전투 중심 구조와 RPG 성장 요소가 한국 유저들과 잘 맞았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관련기사

또한 “유저들의 피드백이 빠르고 적극적이며, 잘못된 방향에 대해서는 강하게 지적해주는 점도 개발팀에 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도 겸손한 자세로 플레이어들과 소통하고, 문제가 있다면 솔직하게 인정하고 신속히 개선해 나가겠다”며 “한국은 우리에게 정말 특별한 지역이며, 리그 오브 레전드의 성장에 많은 기여를 해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