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생산, 5년만에 하락…생산순위 7위

5~6위서 추락…수출 증가에도 생산량 떨어져

카테크입력 :2025/03/10 09:06    수정: 2025/03/10 14:04

지난해 한국 자동차 생산이 급격히 줄어들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다. 자동차 수출이 지난해 대비 증가했음에도 내수가 줄어든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완성차 산업의 잠재력이 높지 않아 생산량 감소는 완성차 및 부품산업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4년 세계 자동차 생산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자동차 생산은 전년대비 0.5% 감소한 9천395만대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급감(15.4%) 이후 처음으로 감소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생산 감소는 토요타, 혼다 등 일부 업체의 품질 인증 부정 문제로 인한 일본의 생산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태국, 한국, 스페인 등도 감소했다.

현대차는 30일 울산 출고센터에서 글로벌 누적 차량 생산 1억 대 달성 기념 행사를 개최하고, 1억 1번째 생산 차량 '아이오닉 5'를 고객에게 인도했다.

국내 자동차 생산은 수출대수가 278만대로 전년 대비 0.6%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으로 전년대비 2.7% 감소한 413만대를 기록했다. 생산량 순위도 글로벌 5~6위에서 다시 7위로 하락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미국, 일본, 인도가 4년 연속 상위 4개국 자리를 유지했으며, 이들 4개국의 생산은 글로벌 전체 자동차 생산의 59.7%를 차지했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내수 진작책과 수출 장려 정책이 연계되면서 전년대비 3.7% 증가한 3천128만대를 생산했다. 올해 중국은 16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미국은 1천596만대(2.2% 상승)로 내수 판매가 증가했지만 제조업체들이 재고 관리에 집중하면서 생산은 0.7% 소폭 감소한 1천56만대를 기록했다.

일본은 토요타 등 일부 업체의 품질 인증 부정 취득 문제와 자연 재해로 인한 생산 중단 여파로 전년대비 8.5% 감소한 824만대를 생산했다. 인도는 내수 판매와 수출이 견고한 동반 성장세를 보이며, 전년대비 2.9% 증가한 601만대를 생산했다.

연간 400만대 수준의 중위권 경쟁에서는 한국이 멕시코에 6위 자리를 내주며, 독일, 멕시코, 한국이 순위를 이룬 것으로 집계됐다. 독일은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내수 판매 감소 영향으로 0.7% 감소한 442만대를 생산했다.

토요타 모토마치 공장 내 GR팩토리 내부 (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멕시코는 수출과 내수 증가에 힘입어 전년대비 5.0% 증가한 420만대를 기록, 5년 만에 6위 자리를 회복하며 역대 최대 생산 실적을 달성했다.

한국은 내수 판매가 2013년 이후 최저치인 163.5만대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2.7% 감소한 413만대를 생산했다. 이로 인해 생산순위도 7위로 하락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내수 한계와 글로벌 경쟁 심화 등 대내외적 도전과제에 직면해 산업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국내 자동차 시장은 잠재 수요가 적은 한계를 갖고 있어, 올해 내수가 전년대비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생산 확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또한 중국 업계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 강화와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은 수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의 관세 정책은 완성차 기업을 포함한 국내 제조 기업들의 해외 생산 및 투자 확대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KAMA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할 경우, 경쟁력 약화로 글로벌 톱10 생산국에서 밀려날 위험이 있으며, 전방위적인 산업적 영향이 우려된다"며 "국내 공장 가동률 저하는 부품업계 경영 악화와 고용 감소로 이어지며, 전후방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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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이 국내 제조업 생산과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생산 기반 약화는 국가 제조업 경쟁력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

KAMA 관계자는 "국내 생산 규모 유지 및 확대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글로벌 선진국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미래차 생산 및 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한 내수 진작책과 더불어 국내생산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가칭)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등 정부의 특단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