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올해 두 세 차례 금리 인하…경제성장률 전망치에 선반영"

기준금리 25bp 인하…추경 등 재정정책 필요 강조

금융입력 :2025/02/25 13:03    수정: 2025/02/25 13:46

한국은행이 당초 예상했던 미국의 관세 부과 시기가 빨라지고 관세율도 높아질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 하향 조정했다.

내수 부진과 동시에 미국의 통상정책,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에 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만에 인하했다.

그럼에도 한은은 낮은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추가 금리를 단행하겠다는 신호를 준 상태다. 

25일 한국은행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이창용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올해 두 세 차례 금리 인하"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25%p 인하한 연 2.75%로 결정했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시장에 관한 경계감이 여전하지만 물가상승률 안정세와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경기 하방 압력으로 인한 둔화로 기준금리 인하가 적절하다는 금통위원의 전원 일치로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은은 추가 금리 인하도 예고했다. 이 총재는 "시장에 다양한 견해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올해, 2월 금리 인하를 포함해 2~3회 정도 낮추는 것이 시장에서 생각하는 가정인 것 같은데 그 가능성은 우리 한은의 가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언급했다.

다만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해서는 금통위원간 견해가 차이났다. 이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4명은 3개월 내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고 2명은 낮은 수준(금리 인하) 갈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총재는 "4명의 금통위원은 대내외 정책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서 금리 추가 인하 여력을 빠르게 소진하는 것에 대해 우려한 것이며 2명은 경기 하방 압력을 봤을 때 금리 인하 여력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며 "그러나 결국 금리 인하 국면이고 향후 데이터를 보며 인하 시점을 결정하자는 데는 동의했다"고 부연했다.

경제성장률 상방 변수, 통화보단 재정정책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과거 전망 시점보다 큰 폭 내려잡은 가운데, 추가적인 금리 인하보다는 추가경정예산편성(추경)과 같은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 1.9%와 1월 중간점검 전망 1.6~1.7%보다 대폭 하향된 수치다.

(자료=한국은행)

이 총재는 "1월 중앙 점검보다 더 낮추게 됐는데 1월에는 비상계엄 사태 등 국내 상황이 중요한 요인이었다면 지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관세정책에 관한 불확실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향후 경제성장률에 재정정책의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이며 집행이 된다면 성장 상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금리 인하기에 있으며 몇 차례 앞으로 (금리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것에 대해 많은 공감대가 형성됐는데 1.5% 전망치에도 이미 (금리 인하가) 반영됐다"며 "재정정책이 없다고 금리를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낮추게 되면 환율, 물가, 가계부채 등 금융 안정 기조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1.5%보다 더 낮아지면 재정정책과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번 경제성장률 전망치 도출에 대해 이창용 총재는 "중국의 추가적인 관세 10% 부과를 1분기부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주요국 관세도 올해 중순부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정을 포함했다"며 "상호관세보다는 반도체·자동차·철강·의약품에 대한 관세 25% 반영 등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을 보며 이에 대해서도 확률적으로 계산해 성장률에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통화정책방향 전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3.00% 수준에서 2.75%로 하향 조정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외환시

장의 경계감이 여전하지만 물가상승률 안정세와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여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세계경제는 미국 관세정책 등의 영향으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물가경로

의 불확실성도 높아졌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그간 크게 확대되었던 미 신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이 부각

되면서 미 달러화 강세 흐름이 일부 되돌려지고 주요국의 장기 국채금리는 하락

하였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미국의 관세정책 추진 상황, 주요국

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상황을 보면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 확대, 기상여건 악

화 등으로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 증가세가 약화되었다. 고용은 주요 업종

의 취업자수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둔화 흐름을 지속하였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경제심리 위축, 미국의 관세정책 등의 영향으로 내수 회복세와 수출 증가세가

당초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금년 성장률은 지난 11월 전망

치(1.9%)를 큰 폭 하회하는 1.5%로 전망된다. 향후 성장경로에는 주요국 통상정

책과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국내 정치 상황 변화 및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

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및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1월중 2.2%로 높아졌으

나 근원물가 상승률(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1.9%로 안정세를 이어갔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월중 2.7%로 소폭 하락하였다.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환율이 상방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낮은 수요압력 등의 영향으로 2% 내외의 안

정적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년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전망(1.9%)에 부합하는 1.9%로 전망되며,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1.9%)를 소폭 하회하는 1.8%로 예상된다. 향후 물가경로는 환율 및 국제

유가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

인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국내 정치 불확실성, 미국의 관세정책 및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에 영향받으며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다 하락

하였다. 장기 국고채금리는 국내외 금리인하 기대에 주로 영향받아 하락 후 반

등하였다. 주택가격은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하였고 가계대출 증

가규모도 둔화 추세를 이어갔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

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는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낮은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가계부채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하락 기조로 인한 재확대 가능성과 높

은 환율 변동성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향후 통화정책은 대내외 경제

정책 및 국내 정치 상황의 변화, 그간의 금리 인하가 물가, 성장 및 금융안정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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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앞으로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