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블업은 AI 인프라 매니지먼트 플랫폼 기업입니다. 국내서는 우리가 유일합니다. 세계적으로도 이런 종류의 의미있는 기업은 5곳이 채 안되고, 우리처럼 운용체계(OS) 레벨까지 내려가는 회사는 드뭅니다."
신정규 래블업(lablup) 대표는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래블업은 기업이나 기관, 연구소가 인공지능(AI)을 사용할때 보다 저렴하게 사용해주는 기술과 솔루션을 갖고 있다. 고객의 AI 사용과정을 분석, 비용 절감을 도와준다. 이 즈니스 모델(BM)로 재작년 70억, 작년 50억대 매출을 올렸다. '돈 버는 AI기업'이기도 하다. AI솔루션과 서비스를 가진 AI전문기업이 대부분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과 달리 래블업은 최근 몇년간 계속 수익을 내고 있다. 신 대표는 "2020년부터 매년 흑자를 기록했다"면서 "흑자가 나면 전체 이익의 20%를 N분의 1로 구성원과 나눈다"고 들려줬다.
신 대표는 포항공대 박사 출신이다. 본인이 연구실(랩)에서 AI연구를 하면서 겪은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래블업을 설립했다. 래블업(Lableup)이란 회사 이름도 연구소(랩) 환경을 개선해(업)준다는 의미로 지었다. 2015년 4월 설립했다. 최근 신 대표는 중국 AI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초래한 '세계 AI시장 쇼크'를 어떻게 해석하고, 또 우리나라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지를 장문으로 페이스북에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래는 신 대표와 일문일답. 인터뷰는 작년말 래블업 강남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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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배경이 궁금하다
"올해 4월이 설립 만 10년이다. 3명이 공동 창업했다. CTO를 맡고 있는 김준기 님(래블업은 직원들 이름에 님을 붙인다)과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박종현 님이다. 3명 모두 박사다. 그러다보니 회사 이름도 연구실(랩)을 업그레이드하자는 의미로 '래블업'이라고 지었다. 연구원 시절 AI연구에 많은 애로를 겪었다."
-공동창업자 3명이 같은 랩에 있었나
"아니다. 나는 학부 전공이 물리학과 컴퓨터 공학 두 개를 했다. 석사는 복잡계 과학을 했다. 복잡계는 비선형계고 거의 대부분이 수학이다. 박사는 복잡계 뇌과학에 계산과 신경과학 분야를 했다. 병원이랑 같이 일을 하기도 했다. 우리 CTO는 KAIST에서 전산학으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CTO가 랩에서 주로 하던 일이 GPU와 네트워크를 사용해 가속화하는 일을 했다. 연구소장은 포항공대에서 생물 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바이오 쪽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래블업을 창업하기전 기업을 다닌 경력도 있다.
"박사 학위 받고 보안 회사를 공동 창업해 10여개월간 일했다. 이후 만든 회사가 래블업이다. 오픈소스 활동을 같이 하던 당시 KAIST 박사 과정의 김준기 CTO님을 꼬셔 창업하자고 했다. 2014년 12월부터 준비해 이듬해 4월 창업했다. 회사 설립 초창기엔 내가 개발자로 일하던 오픈소스 회사 대표가 도움을 줬다. 그 오픈회사를 구글이 인수했다."
-창업시 컨셉은 뭐였나?
"연구 과정을 가속화 해주는 게 우리 회사 정체성이다. 연구실에서 실험한 걸 상용화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 연구하는 사람들이 만든 게 시장에 빨리 나오게 해주자가 창업시 목표였다. 시작은 그랬고, 아이템은 AI로 정했다. 내가 신경과학을 전공하면서 AI의 발전속도를 봤기 때문이다. 요새는 딥러닝이라고 하지만 당시는 컴퓨테이셔널 뉴럴 사이언스라고 불렀다. 퍼셉트론과 인공신경망 만드는 거였다. 계산 신경과학 분야가 빅데이터나 슈퍼컴퓨팅 보다 컴퓨팅 파워를 쓰는 게 더 가파르다는 걸 그때 알았다. 앞으로 계산이 폭발할 거고, GPU 부족 등 여러 문제가 많아질테니 이걸 우리가 해결해주자고 생각했다. GPU 부족 문제를 우리가 5,6년 고생하면 해결해 줄 것 같았다."
-우리나라에 AI솔루션을 가진 AI기업이 2000곳이 넘는다. 래블업이 유일한 회사고, 또 아직 세컨드 플레이어가 안 나오는 이유는?
"나올 수도 있지만, 첫째 기술 난도가 매우 높다. 시장에서 팔리는 칩들이 버그가 없는 게 거의 없다. 엔비디아 칩도 마찬가지다. 하드웨어 칩은 버그가 있는 채로 나오기도 하는데, 이걸 나중에 마이크로코드를 패치를 하거나, 펌웨어를 패치를 하거나, 이런 식으로 해결한다. 버그가 있는 제품이 판매되기도 하는데, 이걸 해결하려면 기술 수준이 높아야 한다. 실제 상황인데, 국내 한 대기업에서 엔비디아 칩을 초기 물량으로 많이 갖고 있었는데 버그가 있었다. 이걸 우리가 가상화 기술을 써 해결해줬다.우리가 버그를 잡아 엔비디아에 얘기해주기도 한다."
-후발주자와 래블업간 기술 격차를 얼마로 보고 있나
"시간적으로 우리가 4년 정도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계속 유지해 나가는게 일단 우리 목표다. 우리는 계속해 큰 규모의 경험을 쌓고 있다. 후발 주자가 우리를 추월하기 힘들거다."
-래블업이 처음으로 발표한 솔루션이 '백엔드닷AI'다. 무슨 제품인가
"클라우드로 AI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다. 2017년 11월 론칭했고,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GPU 컴퓨터 10대를 하나의 AI클라우드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이다. 이게 시작이였고 이후 추론 등 기능을 계속 고도화했다."
-백엔드닷AI의 첫 번째 고객은
"국민대학교다. 2019년인데, 당시 국민대가 사용 GPU가 12개밖에 없었는데, 실습할 학생은 80명이나 됐다. 가상화가 필요했다. 백엔드닷AI가 가상화 기능이 있다. GPU 12개를 가상화 기술을 사용해 80명이 사용할 수 있게 해줬다. 백엔드닷AI의 원래 첫 이름은 소로나(sorna)였다. 영화 쥬라기 공원2에 나오는 단어다. 공룡을 찍어내는 공장섬의 이름이기도 하다. '소로나'의 반대 개념으로 실제 쥬라기 공원 섬 이름은 '루블라'다. 루블라처럼 실제 멋있게 보이는게 AI모델이고, 반면 우리 AI제품은 소로나처럼 뒷단에서 제 할일을 하자고 해 처음에 이름을 소로나로 붙였다. 나중에 구글 컨설턴트 조언을 듣고 소로나 대신 백엔드닷AI로 바꿨다."
-과금은 어떻게 하나?
"우리는 소프트웨어를 파는 회사다. GPU 한 장당 1년 사용료로 과금을 한다. 어도비랑 비슷한 과금 체계다. 고객이 GPU를 몇 개 운영하는냐에 따라 과금이 달라진다. 고객사마다 GPU를 쓰는 양상이 다르다. IaaS만 쓰는 고객사도 있고 IaaS에서 PaaS, SaaS를 다 쓰는 고객사도 있다."
-여러 보육 기관의 케어를 받았다고 들었다
"2015년 창업하고 처음 입주한 공간이 디캠프다. 디캠프는 여러 은행이 출자해 스타트업을 보육하는 기관이다. 디캠프가 개최한 데모데이에서 우승을 해 입주했다. 6개월 정도 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보육시설(D2SF)로 이전했고 이어 구글이 운영하는 시설(스타트업 캠퍼스)에도 입주했다. 디캠프, D2SF, 구글 모두 무료 입주였다."
-외국 기업은 국내 기업과 다른 지원을 했다던데
"디캠프와 D2SF 등 국내 기관이 주로 공간을 줬다면 구글은 (판매와 관련있는) 직접적인 도움을 줬다. 구글이 운영하는 프로그램 중 '엑스퍼트 서밋'이란 게 있다. 세계에 있는 구글 파트너들에게 스타트업을 알리고 지원 해주는 거다. 이 프로그램 덕분에 미국과 홍콩, 런던에 거주하는 구글러 4명이 우리 회사에 와 마케팅 등 여러 도움을 줬다. 이들이 우리 AI 제품 이름 '소로나'를 바꾸라고 했다. 미국에서 '소로나'가 부정적으로 인식된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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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보육센터 도움도 받았다
"구글에서 1년쯤 있다 을지로 본사 13층에 있는 하나금융의 인큐베이팅 시설로 옮겼다. 여기서 1년 정도 있다 공간이 작아 선릉역(2호선) 인근에 사무실을 얻어 이사했다. 선릉역 사무실이 처음으로 돈을 내고 사용한 공간이였다. 최근엔 사무실을 선정릉역(9호선) 바로 앞 건물로 이전했다. 2015년 창업할 때 말한 게 있다. 5년후인 2020년부터는 돈을 버는 회사가 된다는 거였다. 엔터프라이즈 AI시장이 생길테니, 2020년부터 열심히 돈을 벌어 세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됐다."
-코로나 시절엔 어려웠다던데
"설립후 우리 회사가 2017년에 처음 내놓은 제품이 오픈 소스 버전이였다. 오픈 소스로는 돈 벌기가 어렵다. 2020년 1월부터 돈을 벌려고 했는데 코로나가 터졌다. 원래 2020년 6월 미국에서 IR을 하기로 돼 있었는데 코로나로 취소됐다. 그래서 눈을 국내로 돌렸고, 마침 한국에 수요가 있어 2020년부터 흑자를 기록했다."
-기업 고객 중 첫번째 고객은?
"삼성전자다. 2019년말 큰 규모로 처음 들어갔다. 앞서 같은 해 국민대도 사용했지만 국민대의 경우 오픈소스 제품이였고, 삼성전자가 돈을 받은 첫 엔터프라이즈 고객사다. 삼성전자에 들어간 건 운도 따랐다. 원래 우리가 겨냥한 대기업은 삼성생명이였는데 입찰에서 떨어져 큰일 났다고 생각하고 있던 중 삼성전자에서 연락이 와 납품하게 됐다."
-AI칩을 2만명이 쓰는 곳도 고객사라던데
"그렇다. 우리 고객사 중에는 2만명이 AI칩을 사용하는 곳도 있다. 우리 제품이 SW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만 명을 넘어가면 전체적으로 한 번 갈아엎어야한다. 엔터프라이즈 버전과 오픈소스 버전은 차이가 큰데, 무엇보다 엔터프라이즈 버전은 가상화가 돼 있다. 관리용 인터페이스도 따로 있다. 이를 통해 어떤 조직이 AI칩을 얼마나 썼고, 또 데이터와 관련해 누가 어떤 권한을 갖고 있는지, GPU를 언제 누구에게 얼만큼 할당할 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총 고객사는 최근 100곳을 넘었다."
-래블업같은 AI 회사를 뭐라 불러야 하나? 국내외에 플레이어들은 얼마나 있나?
"우리는 자체적으로 'AI 인프라 매니지먼트 플랫폼'이라고 부른다. 국내에는 우리밖에 없다. 세계적으로도 의미있는 기업은 5곳이 채 안된다. 우리처럼 운용체계(OS) 레벨까지 내려가는 회사는 드물다. 원래 이 분야 플레이어들이 세계적으로 5곳 이상이였는데 이중 몇 곳을 빅테크가 인수했다. 디터마인드 AI는 HP엔터프라이즈가 인수했고, 인텔과 엔비디아도 인수했다."
-래블업도 인수 제의를 받았나?
"우리도 글로벌 기업과 한국 대기업에서 비슷한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우리랑 결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거절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우리 솔루션을 사용하는 이유는 우리 솔루션이 어느 한 벤더에 종속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제품은 벤더 프리하다."
-래블업이 국내서 유일한 이유는? 기술적으로 어렵나? 아니면 시장 규모가 작아서 인가?
"해보니, 기술적으로 어렵다. OS에 드라이버 가상화를 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우리도 일찍 사업을 시작을 했기에 가능했다. 다른 회사들은 접근하기 쉬운 ML옵스만 한다. 오퍼레이팅 하는 거 만드는 건 접근이 쉬우니까. 우리도 ML옵스는 따로 있다."
-클라우드 회사도 고객인가
"그렇다. 지난 2023년부터 클라우드 회사들도 우리 고객사가 됐다. 국내 상위 클라우드 기업 두 곳이 우리 고객사다."
-클라우드 분야 대세인 쿠버네틱스를 안쓴다는데
"그렇다. 쿠버네틱스를 쓰면 속도가 다소 떨어진다. 우리 뿐 아니라 미국 클리어ML도 안쓴다. 보통 워크로드 클라우드 네이티브 표준 플랫폼으로 쿠버네테스를 많이 쓰고, 이걸 기반으로 ML옵스를 많이 만드는데 우리는 속도 저하 문제로 쿠버네틱스를 안쓴다. 기술문제로 언젠가는 해결되겠지만, 당분간은 힘들 것 같다."
-작년에 이어 올 1월에도 CES에 참가했다. 소감은?
"CES에는 올해를 포함해 세번째 참여했다. 올해도 좋은 성과가 있었다. 특히 올해는 작년과 달리 AI 관에 참여했다. 스타트업들이 모인 한국관이 아니라."
-딥시크가 자체 AI를 오픈소스로 공개해 더 화제를 모았다. 래블업도 오픈소스를 강조하는데...
"첫 제품을 오픈소스로 했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기능 업데이트 등에서. 시장 감각을 잃지 않는 데도 오픈소스가 도움이 된다. AI 시장이 너무 빨리 변하지 않나. 시장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적시에 공급하는 차원에서 오픈소스가 도움이 많이 된다. 나는 대학때부터 오픈소스 활동을 했다. 당시에는 한국에 커뮤니티가 별로 없었다. 회사 초창기에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오픈소스 과제로 기술 개발을 하기도 했다. 우리 회사에 나보다 유명한 오픈소스 활동가들이 꽤 이다. 리브레 오피스 한국 담당하는 사람도 있고, 프리BSD 기업 컨트리뷰터도 있다. CTO는 파이썬 컨트리뷰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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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요 경영 계획은?
"미국에 법인을 설립한다. 한국서 직원을 파견할 거다. 우리 고객사가 브라질에도 있다. 브라질 고객은 한국에서 온라인으로 지원하기 힘들다. 브라질과 가까운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이 유리하다. 이런 이유 등으로 올해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한다. 싱가포르도 생각중이다."
-누적 투자유치는 얼마나 받았나
"엔젤과 프리A, 시리즈A 등 총 세차례 받았다. 누적 유치금은 프리A때는 100억을 받았다. 시리즈B를 올 상반기 열지 고민하고 있다. 만일 연다면 적략적 투자(SI)가 될 듯 하다."
-돈을 벌고있는 AI기업이라 들었다
"2020년부터 쭉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투자 받은 돈을 쓰지 않고 있다. 사실 AI반도체등 인프라 장비를 확대하려고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렇게 되면 우리 고객사와 경쟁하는 모양세여서 인프라 장비에 투자를 안하고 있다. 우리는 고객사와 경쟁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투자금도 다 남아 있다."
-매출은 얼마인가
"재작년에 가장 많이 상승해 7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엔 50억 정도를 했다. 우리 고객사들이 연구소들이 많은데 연구개발(R&D) 규모가 줄어든게 우리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고객사가 글로벌로 몇 개국에 있나?
"한국을 포함해 태국, 브라질, 영국에 있다. 조만간 미국 고객도 생길 것 같다. 작년 8월에는 CFO도 새로 뽑았다. 미국 지사는 산타클라라에 세운다. 우리 고객사가 이 쪽에 주로 있다."
-래블업은 AI모델 사업을 직접 안하나?
"우리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 우리 고객이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AI모델 보유 기업은 물론 KT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기업이다. 고객사에 조언을 하기 위해 우리가 내부적으로 AI모델을 만들어 본 적은 있다. 우리 회사 창업 모토가 '메이크 AI 액세서블(Make AI Acceptable)'이다. AI 기반기술부터 모든 것에 다 접근 가능하게 해 주겠다는 게 우리 회사 슬로건이다."
-B2B 기업인데 B2C 사업은 안 하나?
"작년 하반기에 B2C 제품을 발표했다. 작년 9월 공개했고 정식 론칭은 12월에 했다. 삼성서울병원에 이미 공급했다. 올해 CES에서도 선보였다. A의 스펙트럼이 넓어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오는 3월 엔비디아가 미국에서 개최하는 개발자 컨퍼런스(GTC)에서 발표하는 제품도 있다던데
" 현재 테스트 중이다. 이름을 '업에이스'로 지었다. 무정전장치인 UPS와 같은 기능을 한다. 예컨대, 챗GPT를 API로 쓰다 연결이 중단되면 못 쓰는데, 이걸 방지해주는 제품이다. 무중단으로 이어 로컬에서 쓸 수 있게 해준다. 제조업의 보조 배터리 같은 역할을 하는 기계용 소프트웨어다. 올해 GTC는 3월 16일부터 21일까지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있는 산호세 맥에너리 컨벤션 센터와 주변 장소에서 열린다."
-제품 고도화 로드맵은?
"우리가 후발주자와 4년 정도 차이(갭)가 있다고 한 게, 다른 회사들은 막 만들었거나 6개월 후에 만들 걸 미리 판매하는데, 우리는 보통 1년 전 거를 고객에게 넣는다. 상대적으로 우리가 안정성 면에서 유리하다. 우리에게 오는 고객 요청도 흥미롭다. "우리가 지금 100원을 AI에 쓰고 있는데 10원을 줄일 방법을 만들어달라"고 한다.
이때부터 우리 고민이 시작된다. 10원을 어떻게 줄일지. AI비용 10원을 줄이는 방법은 다양하다. 사용률을 높일 지, 아니면 전력 사용을 줄일 지 등 다양하다. 컨설팅 회사는 아니지만 컨설팅 회사 같은 역할을 한다. 설계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비용 절감을 소프트웨어적으로 녹여낸 게 우리 첫 제푸민 '백엔드닷 AI'다. GPU의 유틸라이제이션(활용성)을 올려주는 제품이다. 구체적으로, 워크로드를 최대한 분산해 각 레이어가 쓰는 전력을 한 곳에 집중되지 않게 한다.
이렇게 되면 발열이 한 곳에서 많이 발생하지 않아 냉방 시설 과 공조 장치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워크로드를 분산하면 속도가 느려지는데, 대신 네트워크를 많이 타는데, 적절히 퍼뜨리면, 냉방이나 공조 유지비를 낮추고 네트워크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우리가 직접 모델 서빙이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지 않지만 GPU는 몇 십 억원 어치 평촌IDC에 갖고 있다. 테스트용이다."
-5년 후나 10년 후의 회사 중장기 모습은?
"IPO 트랙을 올해부터 준비하려 한다. 한국과 미국 양쪽 다 보고 있다. 우선은 국내지만 미국도 보고 있다. 일반 상장으로 갈지 기술특례로 갈지도 고민중이다. 현재 내 지분은 40%가 약간 넘는다. 공동창업자랑 합치면 60% 정도다."
-직원들에게 우리 사주는?
"아직 안줬다. 가야할 길(패스)을 정하면 그때 고민하려 한다. 우리 회사에 농담 같은 진담이 있다. 래블업 관련 회사 리스트다. AMD, MS, 브로드컴, 엔비디아 등이다. 모두 주가가 크게 올랐다.(웃음)"
-스타트업은 인재, 사람이 중요하다. 독특한 보상 문화가 있다던데
"인센티브를 구성원과 같이 정한다. 영업이익이 나면 총액의 20%를 N분의 1로 나눠 준다. 이익이 난 2020년부터 이렇게 하고 있다. 연봉의 반을 가져간 직원도 있다다 직원은 32명이다. 채용을 계속하고 있다. 올해도 공격적으로 할거다."
-어떤 구성원을 원하나? '이런 사람이라면 래블업으로 와라'고 한다면
"고생을 두려워하지 않는 직원이다(웃음). 말이 이상하긴 한데, 고생이라는 게, 도전적인 과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이 있는,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런 고생을 하면 어떤 리워드(보상)을 주나?
"일단 일이 재미있다. 경영진이 뭐 하는지도 모두가 한눈에 안다. 투명히 모두 공개한다. 심지어 CEO 카드 내역도 공개한다. CEO 뿐 아니라 직원 전체의 카드 내역이 전원에게 공개된다. 출퇴근도 자유다. 특별히 코어 타임도 없다. 전체 직원은 32명고, 3분의 2 이상이 엔지니어다. 또 이 중 반 이상이 오픈소스 운동을 하고 있다."
-매일 미팅을 한다던데
" 매일 오전 10시부터 15분 정도 '올핸즈'라는 이름으로 전 직원 미팅을 한다. 온라인으로 한다. 요일마다 회의 주제가 다르다. 월요일은 회사 전체 테마로, 화요일은 개발팀이 리드하고, 수요일은 마케팅, 목요일은 세일즈, 금요일은 연구팀이 맡아 각 부서가 돌아가며 회의를 이끈다. 코로나 이후인 2022년부터 계속하고 있다."
-재택 근무도 하나?
"본인 자유다. 보통 반 정도가 재택을 하는 것 같다. 재택하고 싶으면 재택하고, 사무실 오고 싶으면 오면 된다. 재택이든 사무실이든 100% 본인들이 결정한다."
-조직이 커지면 리더십도 달라져야 한다. 아직 성장통은 없나?
"이제 막 30명이 넘은 상황이다. 아직 성장통은 못 느낀다. 작년 8월 CFO도 새로 모셨다. 2021년부터 찾았다. 이슈가 많아지고 프로젝트도 다양해지면서 중간 매니저 역할을 할 PM도 필요해 최근 두 명을 새로 뽑았다."
-몇학번이고 고등학교는 어디를 나왔나
"영영(00)학번이다. 고등학교는 한영외고를 나왔다. 내가 졸업(8회)할때 한영외고 3학년 300명중 4명만 공대를 갔다. 나도 그 중 한명이다. 원래 물리학을 좋아했다. 컴퓨터도 초등학교때부터 배웠고 재미있었다."
-공대졸업인데 과고를 안가고 외고를 갔다
"외고를 간건 독일어를 배우고 싶어서였다. 초등학교와 중등, 고등학교 취미가 클래식 듣기였다. 어머님이 클래식을 좋아했다. 클래식 하면 독일 아닌가. 그래서 독일어에 꽂혔다. 지금은 음악 취향이 바뀌었다. 클래식보다 월드 뮤직, 각 나라의 대표 음악을 좋아한다. 우리나라 K팝같은. 신혼여행을 터키로 갔는데, 그때 터키 유행가가 너무 좋았고, 그때부터 월드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다."
-포항공대로 진학했는데...
"내신이 안좋았다. 당시 포항공대가 내신을 안 봤다. 내신이 안좋을 수 밖에 없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때는 물리를 좋아했다. 외고 영어반에 갔는데, 외국에서 살다 온 학생들도 있고 다른 얘들이 영어를 너무 잘했다. 다행이 내가 2학년때 방과후로 공대 반이 생겼다. 처음엔 80명으로 시작했는데, 끝에는 4명만 남더라. 내가 그 중 한명이다 (웃음)."
-컴퓨터는 어릴때부터 좋아했나?
"그렇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배웠다. 당시 컴퓨터학원이 많았다. 91년도에 정규 교과에 16비트 컴퓨터가 들어갔다. 집에 컴퓨터 있지는 않았다. 중학교때 구청 대표로 서울시 주최 컴퓨터 경진대회에 나가기도 했다. 컴퓨터를 무척 좋아했다. 아버지가 과학 관련 잡지를 사 왔었는데, 그 잡지 부록으로 컴퓨터 잡지가 있었다. "세상에 이런 게 있구나!" 했다. 그러다 4학년 때 컴퓨터 학원에 갔다. 당시는 동네마다 컴퓨터 학원이 있었다. 학원서 열심히 하면 게임을 시켜줬다. 이게 좋았다. 내 나이때 사람들은 대부분 게임을 시켜준다고 해서 컴퓨터랑 친해을 거다.(웃음)"
-어떤 비전과 꿈을 갖고 있나?
"돈은 많이 못 벌어도 상관없을 것 같고, 대신 우리가 만든 오픈소스가 보다 많은 사람이 썼으면 좋겠다. 현재세계적으로 20만명 정도인데 한 10억명이 썼으면 좋겠다.(웃음). 예컨대, AI를 한다하면 우리 오픈소스부터 쓰는, 이런 날을 빨리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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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경쟁사는 누구인가?
"리스케일이라는 미국 회사가다. 상장사고 매출이 조(兆) 단위다. 비 상장사 중에는 클리어ML이라는 미국 기업이 있다. 런AI라는 이스라엘 회사는 최근 엔비디아가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