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s 픽] "크리스마스 악몽 되나"…박대연 택한 티맥스A&C 운명, 25일에 결론날까

티맥스소프트·티베로서 손 뗀 박대연, 외부 투자 유치 사활…또 임금체불 시 회생 어려울 듯

컴퓨팅입력 :2024/12/13 17:40    수정: 2024/12/13 17:40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티맥스A&C를 살리기 위해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이 티맥스소프트를 다시 포기하는 결단을 내렸지만 여전히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달 중 외부 투자 유치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회생절차를 밟아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어 남아 있는 직원들의 걱정은 점차 커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최근 티맥스A&C를 살리고자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티맥스소프트‧티베로 모회사인 티맥스데이터 보유 지분 22.4%를 스틱인베스트먼트·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에 모두 넘겼다. 박 회장 소유의 티맥스A&C 지분에 설정된 질권을 해제하기 위해서다.

앞서 박 회장은 티맥스소프트를 인수했던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프라이빗에쿼티 측에 지난 8월 8천500억원 가량 대금을 완납하고 콜옵션을 행사했다. 티베로 모회사인 티맥스데이터가 티맥스소프트 지분 60.8%를 보유하는 구조로 재인수하며 2년 만에 티맥스소프트를 되찾았다.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 (사진=티맥스그룹)

이 때 박 회장은 캑터스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통해 자금을 총 1조1천억원 투자 받았다. 콜옵션 행사와 티맥스A&C 운영자금으로 사용했지만 금세 바닥났다.

결국 박 회장은 담보로 잡혀 있던 티맥스A&C 지분을 울며 겨자먹기로 이번에 넘겼다. 이를 해제하지 않을 경우 티맥스A&C에 외부 자금을 끌어들이기 어려운 상태였기 때문이다. 외부 투자사는 현재 티맥스A&C 계열사 중 클라우드 관련 3개사에 대한 투자를 두고 박 회장 측과 막바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투자가 성사될 경우 지난 3개월여간 밀렸던 임직원 임금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이자 임금지급일인 이달 25일에도 임금이 지급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 투자 협의가 불발된 것으로 볼 수 있어 티맥스A&C는 더 이상 존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사무실 임대 만기일도 이달 말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체불된 임금 역시 상당하단 점에서 외부 투자를 받는다고 해도 당장 사업 정상화를 하기도 쉽지 않은 상태로 파악된다. 1천200여 명이던 임직원 수도 최근 600여 명까지 급속하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권고사직도 계속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퇴직자들은 최근 여러 법무법인을 통해 체불 임금 및 퇴직금과 관련해 소송을 진행해 일부는 지급 받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단 티맥스데이터는 박 회장이 이번에 경영권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되면서 캑터스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의 단독 경영 체제로 전환됐다. 컨소시엄의 티맥스데이터 지분도 94%로 확대됐다. 컨소시엄은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티베로의 성장을 가속화해 추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다.

박대연 티맥스 회장 (사진=티맥스)

티맥스A&C를 택한 박 회장은 앞으로 슈퍼앱 '가이아' 개발에만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가이아'는 지난 5년간 1조1천억원이 투입된 박 회장의 야심작이지만 아직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티맥스그룹은 당초 올해 안에 가이아의 기업용(B2B) 버전을 선보이고, 내년 상반기에는 기업·소비자 간(B2C) 버전을 내놓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핵심 개발 인력들이 잇따라 이탈하면서 사업 추진 동력이 많이 사라진 상태다.

여기에 티맥스A&C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티맥스A&C의 총부채는 총자산보다 1천654억원이나 많은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12.1% 감소한 38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535억원으로 적자폭이 22.4% 커졌다. 올 들어 자금 유동성도 나빠졌다. 티맥스A&C는 티맥스클라우드, 티맥스가이아, 티맥스에이아이, 티맥스메타버스 등 티맥스그룹의 신사업을 담당하는 회사들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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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가이아' 개발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것이 티맥스A&C에 상당한 자금 부담을 줬다는 얘기가 많다"며 "기존에도 목표 대비 매출 부진이 계속 이어진데다 고비용 구조가 지속되는 상황이었던 것도 타격이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PEF들이 티맥스A&C의 사업 성장성을 검토하고 투자를 할 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며 "박 회장이 외부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