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 해외에서도 한글과컴퓨터 브랜드를 쉽게 볼 수 있도록 글로벌 빅테크 기업 반열에 오르겠습니다. 글로벌화를 위해 해외 기업 인수와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영업법인 설립 확장에도 적극 나서겠습니다."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가 지난해 11월 말 인공지능(AI) 사업 전략 발표에서 이처럼 공약한 후 올 들어 해외 곳곳에서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 올해 3월 스페인 AI 생체인식 기업 페이스피를 인수하며 유럽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일본법인까지 설립해 현지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채비를 갖췄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달 중 설립된 일본법인 방문과 함께 이날부터 3일간 도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리는 '2024 재팬 IT 위크 어텀(Japan IT Week Autumn)'에 참가하기 위해 출장길에 올랐다.
이 전시회는 660여 개의 기업과 4만여 명의 바이어가 참여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IT 행사로, 김 대표는 한컴 부스를 둘러보며 현지 파트너들과의 협업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컴은 이 행사에서 ▲AI 기반 자동 문서 작성 도구 '한컴어시스턴트' ▲AI 학습용 데이터 추출 SDK '한컴데이터로더' ▲AI 검색 및 질의응답 설루션 '씽크프리 리파인더'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선보인다. 더불어 최근 투자를 완료한 스페인 기업 페이스피의 AI 생체인식 설루션도 소개한다.
한컴은 최근 설립한 일본 법인을 거점으로 현지 파트너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기술 및 마케팅 협력을 통해 일본 IT 비즈니스 생태계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AI와 생체인식, 오피스 설루션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현지에서 일본 법인장 채용에 나선 상태로, 앞으로 법인을 통해 일본 시장에 맞춘 제품과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것이란 목표다.
최근에는 자회사 씽크프리를 통해서도 일본 클라우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씽크프리는 지난 2일 일본 벤처 캐피털 회사인 어코드 벤처스(Accord Ventures) 및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ATU파트너스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23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 A(Pre-A)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투자는 씽크프리 주력 제품인 클라우드 오피스 설루션의 사업 모델 확장과 더불어 새로 선보이는 AI 기반 서비스 출시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의 견고한 성장을 기대하며 이뤄졌다.
김 대표는 "일본은 내수 시장이 탄탄하고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달한 나라"라며 "일본 법인을 활용해서 자사 AI 기술들을 더 안정적으로 일본 시장에 제공함으로써 해외 수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컴은 유럽에서도 페이스피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사업 영역 확대에 더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페이스피는 스페인뿐만 아니라 유럽 곳곳에 고객사와 파트너사를 보유하고 있다. 한컴은 페이스피와 함께 유럽의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및 IA(지능형 자동화)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페이스피 본사가 위치한 스페인과 폴란드, 프랑스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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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유럽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김 대표 덕분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15년 벨기에의 PDF 솔루션 기업 아이텍스트를 인수한 후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을 맡아 회사를 진두지휘했다. 이후 3년 만에 회사의 덩치를 키워 매각했다.
한컴 관계자는 "유럽 등 해외 시장 공략 키워드는 AI 통합 브랜드인 '브레인'과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라며 "대만에서도 SDK를 기반으로 성공 사례를 만든 만큼, 앞으로 완성된 패키지형 SW를 판매하는 것이 아닌 SDK를 기업들에게 공급함으로써 해외 사업 확대에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