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채굴·배터리 업계 시름…"리튬 가격 더 떨어질 것"

중국발 공급 과잉 재연…3분기 실적 타격 전망

디지털경제입력 :2024/07/12 14:46

리튬 가격이 하락하면서 광물 채굴 업계, 리튬 시세에 따라 판가가 좌우되는 배터리 업황이 악화되고 있다. 배경을 보면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점쳐져 하반기에도 업계 불황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11일 현재 탄산리튬 가격은 ㎏당 87.5위안(약 1만7천원)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연초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연초 업계는 리튬 가격이 최저점을 찍었고,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방 산업인 전기차 시장이 올 하반기 이후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실제로 1분기까지는 리튬 가격이 완만하게 상승하면서 당분간 가격 하락이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2분기 들어 다시 가격이 하락했다.

올해 리튬 가격 추이(출처=KOMIS)

지난해 시작된 리튬 가격 하락은 전기차 시장이 냉각되면서 배터리 재고가 늘고 이에 따라 원자재 수요가 감소해서였다. 올해 들어서는 중국발 리튬 공급 과잉이 진정 양상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리튬 가격이 다시 하락한 배경으로는 중국발 공급 과잉이 재차 심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 전기차 시장은 ‘이구환신’ 정책으로 자국 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짐에도 리튬 공급 과잉이 재발된 점이 눈길을 끈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에너지차’ 439만7천여대가 등록됐다. 전년 동기 대비 약 39% 늘어난 수치다. 신에너지차는 순수 전기차를 비롯해 하이브리드차, 수소차 등이 포함되는데 이 중 약 73%가 전기차에 해당한다.

1천300만원 짜리 전기차 시걸 (사진=BYD)

정부가 정책적으로 전기차 시장 활성화에 나서자 수요 확대를 예상한 업체들이 공급량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8일 보고서를 내고 “중국 내수에서 주요 메탈 가격의 하락이 가속화됐다”며 “중국 탄산리튬 가격은 6월부터 7월 5일까지 12.4% 하락했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또 “전체적인 전방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유럽과 중국 간 공급망 교란이 가속화되며 중국 내수 중심으로 원가 열위 제품들이 시장의 공급 과잉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북미산 리튬과 중국산 리튬 간 가격 차도 계속 벌어졌다.

북미 리튬 및 중국 리튬 가격 추이(출처=미래에셋증권, 자료=ICC배터리)

리튬 가격 하락에 따라 채굴 업체들의 수익성도 악화됐다. 지난 25일 호주 리튬 회사 레이크리소스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인력 감축과 리튬 매장 부동산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중국 기업인 천제리튬과 간펑리튬은 상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보도에 따르면 천제리튬은 상반기 순손실 규모를 48억8천만~55억3천만 위안(약 9천185억~1조473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간펑리튬의 예상 순손실 규모는 7억6천만~12억5천만 위안(약 1천439억~2천367억원)다. 리튬 시세 하락을 주 원인으로 꼽았다.

당분간 전기차 등 수요 증가가 더뎌 리튬 시세도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더 나아가 추가 하락 예상도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탄산리튬 톤당 가격이 연중 최저치인 9만 위안 대로 떨어졌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배터리 재고가 쌓이면서 원자재 수요가 줄었다고 봤다.

아울러 이달에도 리튬 가격이 8만~9만 위안 대로 하락하는 등 수요가 약세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이 일부 위축됐음에도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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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리튬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요도 살아나기 힘들어지고 있다. 고객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가능한 한 리튬 매입 시점을 늦추기 때문이다.

리튬 가격과 판가가 연동되는 배터리, 양극재 업계도 비슷한 영향을 받게 된다. 트렌드포스는 전기차와 ESS 배터리셀 가격이 3분기 초 하락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