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생명을 살려온 소방서 구급대원이 마지막 가는 길에도 5명에게 생명을 나눠주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5월23일 전남대학교병원에서 김소영(45세)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밝혔다.
김 씨는 5월6일 집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소방 구급대원으로 20년을 근무하며 수많은 생명을 구해왔고, 삶의 끝에서도 장기기증으로 다른 생명을 구하고 싶어 했던 김 씨의 뜻을 지켜주고자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하며 5명의 생명을 살렸다.
광주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김 씨는 소방서 구급대원으로 자부심이 강했고, 심정지 된 환자를 심폐소생술로 살리면 받을 수 있는 하트 세이버를 5개를 받은 우수한 구급대원이었다. 또 각종 재난현장에서 헌신적인 구조활동으로 전라남도의사회에서 표창장도 수여 받았으며, 화재 및 구조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은 소방 직원을 돕기 위해 심리상담학과 박사를 수료하고 논문 과정 중이었다.
김 씨는 같은 소방관인 남편을 만나 결혼해 아들과 딸을 자녀로 두었고, 바쁜 소방 업무 속에서도 가족을 보살피는 따뜻한 엄마이자 아내였다.
김 씨의 남편 송한규 씨는 “소영아, 우리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정신없이 아이들 키우면서 살다 보니 너의 소중함을 몰랐어. 너무 미안하고, 네가 떠나니 얼마나 너를 사랑했는지 이제야 알겠어. 우리 애들은 너 부끄럽지 않게 잘 키울 테니까 하늘나라에서 편히 잘 지내. 사랑해”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20년이 넘도록 구급대원으로 수많은 생명을 살린 김소영 님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뇌사장기기증으로 다른 생명을 살린 것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러한 기증자의 따뜻한 마음이 사회 곳곳에 희망의 씨앗으로 퍼져나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