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고객 작업물 열람·사용 안 해"…이용자는 여전히 '우려'

불건전 콘텐츠 선별 위해 사용자 계정 접근 가능…"학습 데이터 기준 모호"

컴퓨팅입력 :2024/06/10 17:42

어도비가 사용자 작업물을 이용·열람하지 않는다고 재차 공지했지만, 사용자들은 정보 유출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10일 IT 업계에 따르면, 어도비는 고객 이미지나 음성, 영상 등에 접근하거나 AI 모델 학습에 이용하지 않겠다고 새 규정을 통해 알렸음에도 이용자 불안을 떨치지 못했다.

올해 2월 어도비는 자사 제품에 생성형 AI 기능을 확대하면서 사용자 콘텐츠 접근 방식과 이미지 생성 모델 '파이어플라이' 훈련 약관을 발표했다. 당시 회사는 '어도비 자동화 시스템은 고객 서비스와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머신러닝 기술로 고객 콘텐츠와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고객 폰트 서비스를 임의로 분석할 수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이달 7일 수정된 프라이버시 약관. (사진=어도비)

사용자들은 이 부분을 지적했다. 어도비가 자동화 시스템이나 머신러닝 기술로 고객 콘텐츠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밀 정보를 다루는 사용자일수록 콘텐츠 유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작업물이 파이어플라이 학습 데이터로 활용될 가능성도 꾸준히 나왔다.

어도비는 이달 7일 서비스 이용 약관을 업데이트했다. 우선 사용자 작업물을 열람하지 않을 것이며 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지도 않겠다고 했다. 파이어플라이 훈련에 고객 콘텐츠를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재차 밝혔다. 회사 측은 "파이어플라이는 '어도비 스톡' 같은 라이선스 콘텐츠 데이터셋과 저작권 만료된 퍼블릭 도메인 콘텐츠만 학습한다"고 설명했다.

해외 사용자가 어도비 새 약관에 대한 의견을 개인 SNS에 밝혔다. (사진=X)

다수 외신은 새 이용 약관이 사용자 우려를 100% 해소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회사가 사용자 콘텐츠 접근 권한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는 특정 유형의 불법 콘텐츠나 불건전한 이미지, 영상을 선별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전해졌다.

어도비는 "당사는 사기, 보안 이슈, 기술 문제 방지를 위해 사용자 콘텐츠에 접근할 권리를 유지한다"며 "아동 성적 학대 자료와 같은 불법·폭력적인 콘텐츠 확산을 금지하기 위함이다"고 명시했다. 이어 "자동화 시스템과 수동 검토 방식으로 접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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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러플라이가 생성한 이미지. (사진=어도비)

어도비를 구독하는 한 국내 사용자는 "어떤 식으로든 개인 작업물에 접근할 수 있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며 "관리자가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만으로도 걱정"이라고 본지에 말했다.

파이어플라이 학습 데이터 기준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IT 업계 관계자는 "새 약관에 파이러플라이나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 활용법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며 "이를 추가로 해소하지 않으면 서비스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