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2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도 함께 동반 상승했다.
HPE는 2024 회계연도 2분기(올해 2~4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72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5일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와 팩트셋이 집계한 매출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으로, 팩트셋은 앞서 HPE의 2분기 매출을 전년 대비 2%가량 감소한 68억 달러로 예상한 바 있다.
HPE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으나, 2분기에는 대폭 개선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는 AI 시스템 누적 주문이 46억 달러에 달하는 등 AI가 주요 매출 동력이 된 덕분이다.
마리 마이어스 HPE 최고재무책임자는 "AI 수요가 지리적으로도, 고객층 측면으로도 모두 확대되고 있다"며 "HPE의 광범위한 포트폴리오와 오랜 컴퓨팅 부문 역사가 고객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2분기 서버 사업부 매출도 시장 기대치(34억5천만 달러)를 넘어선 38억7천만 달러에 달했다. AI 중심 시스템 매출은 전분기 대비 두 배 증가한 9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다만 인텔리전트 엣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안토니오 네리 HPE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수요 증가와 가용성 개선이 AI 시스템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며 "엔비디아의 고성능 반도체가 더 많이 생산돼 시장에 공급됨으로써 HPE의 AI 시스템 판매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동안 HPE 순이익은 3억1천400만 달러, 주당 24센트를 기록했다. 1년 전 3억8천700만 달러, 주당 29센트보다는 감소했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42센트로, 시장 전망치(39센트)를 웃돌았다.
HPE는 이번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은 74억~78억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 전망은 43~48센트로 예상했다. 앞서 시장에선 HPE가 이 기간에 74억5천만 달러의 매출과 47센트의 조정 주당순이익을 예상했다.
HPE는 이번 회계연도 한 해 매출이 1~3%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1.85~1.95달러로 전망했다.
마리 마이어스 HPE 최고재무책임자는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HPE의 AI 시스템 수주잔고는 31억 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다만 경쟁사인 델은 지난주 AI 서버 수주 잔고가 38억 달러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델은 올 들어 주가가 80%나 급등했다. 슈퍼마이크로 컴퓨터 주가는 171% 상승했다. 반면 HPE 주가는 3.9% 상승에 그쳐 경쟁사들이 AI 서버로 주가가 크게 오른 것과는 다소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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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날 HPE가 실적을 발표한 후 시장 기대치가 커지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20.90달러(오후 5시 36분 기준)까지 올라 종가(17.60달러) 대비 18% 이상 올랐다.
우진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AI 서버 증가가 마침내 현실화되고 있다"며 "하지만 AI 비즈니스의 증가를 고려할 때 HPE의 연간 전망치는 압도적으로 낮은데, 이는 네트워킹과 같은 다른 사업 부문이 실적을 끌어내리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