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톱PC 메인보드에 연결되는 전원 케이블 배치를 바꿔 내부 구조를 개선하려는 시도가 주요 제조사를 중심으로 계속되고 있다.
에이수스가 지난 해 선보인 BTF(백투더퓨처) 규격은 전원 케이블 연결되는 위치를 메인보드 앞에서 뒤로 옮겼다. 기가바이트, MSI도 에이수스와 비슷한 방식으로 전원 케이블 배치를 바꾸려 시도하고 있다.
메인보드 후면으로 케이블을 옮기면 자연히 이를 통과시킬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 등 PC 케이스 변화도 불가피하다. 주요 PC 케이스 제조사도 몇 개 제품을 대상으로 설계를 바꾼 제품을 시장에 투입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 에이수스, 지난 해 BTF 규격 메인보드 투입
데스크톱PC용 메인보드는 메인보드 전체에 전원을 공급하기 위한 ATX12V 전원 단자, 프로세서에 별도 추가 전원을 공급하기 위한 12V 전원 단자를 메인보드 전면에 배치했다. 이런 구조는 현재까지 20년 이상 유지됐다.
반면 에이수스가 지난 해 공개한 BTF 규격은 이들 전원 단자를 모두 메인보드 후면으로 옮겼다. 400W 이상 전력을 소모하는 고성능 그래픽카드도 12VHPWR나 12V-2x6 케이블을 직접 연결하는 대신 메인보드에서 추가 전력을 공급받는다.
에이수스 관계자는 "BTF 방식을 도입해 공기 흐름을 방해하는 전원 케이블을 걷어내는 동시에 데스크톱PC 내부의 복잡한 배선을 정리해 조립/유지보수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 PC 케이스 내부서 전원 케이블 통과할 공간 확보가 관건
에이수스 외에 MSI와 기가바이트도 전원 케이블 연결 위치를 바꾼 제품을 시장에 투입하고 있다. 관련 제품에 MSI는 '프로젝트 제로', 기가바이트는 '프로젝트 스텔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BTF 방식 메인보드와 전원공급장치를 연결하는 전원 케이블 규격은 기존과 변화가 없다. 단 케이스 내 메인보드 지지대에 각종 전원 커넥터가 통과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며 기존 케이스 생산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23일 한미마이크로닉스 관계자는 "각 케이스 제조사가 BTF 메인보드와 호환되는 제품을 소수 출시중이다. 자사는 현재 'ML-420 BTF/뷰 BTF' 등 2개 제품을 시장에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 강화유리 등으로 케이블 사라진 내부 구조 강조
한미마이크로닉스 관계자는 "가장 최근에 출시한 'ML-420 뷰 BTF'는 전원 케이블이 메인보드 전면에서 사라졌다는 특성을 살려 강화 유리를 이용한 '파노라마 뷰'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버용 메인보드를 장착 가능한 빅타워 디자인으로 공간이 충분하다는 장점을 살려 후면 선정리 공간을 통해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기존 ATX 규격 메인보드 장착에도 문제가 없도록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BTF 메인보드 제조사는 전원 케이블에 더해 SATA 단자, 케이스 전면 입출력 단자까지 메인보드 뒤로 보내 모든 케이블을 숨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미마이크로닉스 관계자는 "ML-420 뷰 BTF 케이스의 메인보드 지지 공간은 후면 타공 처리로 내부 케이블을 선정리 공간에 배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올해 기점으로 BTF 메인보드·케이스 증가 전망"
인텔은 2004년 경 케이스 내부 공기 순환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폼팩터인 BTX를 제안했다. 메인보드에서 가장 많은 열을 내는 프로세서 배치 위치와 각종 후면 단자 위치를 바꾼 것이 핵심이었지만 메인보드와 케이스 모두 상당한 변화가 필요했다.
결국 BTX 규격은 업계 외면 속에 사장됐다. 반면 BTF 규격은 기존 ATX 규격 메인보드와 PC 케이스 연장선상에 있는데다 주요 메인보드 제조사가 참여하고 있어 훨씬 수월하게 보급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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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마이크로닉스 관계자는 "최근 출시되는 프로세서 냉각장치와 메모리 방열판, 냉각팬 등에 RGB나 소형 LCD 등을 부착해 내부 공간을 부각시키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BTF 메인보드는 이를 가로막는 케이블을 전면에서 걷어내 이런 수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컴퓨텍스를 기점으로 BTF 메인보드를 고려한 PC 케이스 등 관련 제품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관련 제품을 지속 출시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