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초기 기업 대부분이 IPO 등록까지 가면서 '죽음의 계곡'을 지나야 합니다. 우리는 이들이 그 계곡을 건너는 '디딤돌' 역할을 할 것입니다."
최근 만난 케이알벤처스 박종팔 대표의 첫 마디다. 박 대표는 지난 3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퇴직하고, 벤처 투자사로 자리를 옮겼다.
케이알벤처스는 신기술사업금융회사다. 지난 2021년 설립됐다. 지난 해 한국성장금융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자본금 200억 원, AUM(회사 운용자산)은 총 620억 원이다. 전신인 DSN 인베스트먼트를 HFR이 지난 1월 인수해 사명을 (주)케이알벤처스로 변경했다.
모회사인 HFR은 KAIST 출신 정종민 대표가 설립한 정보통신전문 중견기업이다. 5개의 계열사를 보유했다.
KST 등이 초기 투자한 3~5년된 기업 "예의주시"
"한국과학기술지주(KST)나 미래과학기술지주, ETRI 홀딩스 등은 주로 공공기술을 대상으로 초기단계 투자를 진행합니다. 보통 3~5억 원 가량 투자합니다. 이 자금으로는 IPO까지 끌고 갈 수 없습니다."
박 대표가 초기 창업에서 IPO등록까지 가기 위한 중간 투자 단계를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주로 3~5년 정도된 기업들을 투자 대상으로 보고 있다.
박 대표는 "대덕특구 대부분 기업들이 좋은 기술을 보유했다"면서 "공공기술을 기반으로 창업은 했지만, 양산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추가 자금 확보에는 애를 먹는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ETRI에서 34년 근무했습니다. 기술 홍보만 15년이 넘습니다. 창업환경도 잘 이해합니다. 그동안 우수한 기술이 있음에도 투자가 저조한 사례를 수없이 많이 봤습니다. 앞으로 '허리'단계 투자를 통해 이들 기업이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박 대표는 "초기 공공기술 투자를 KST나 미래과학기술지주, ETRI 홀딩스 등이 끌어 왔다"면서 "그 다음을 민간투자가 이어 간다면 더 많은 상장기업, 더 많은 성공기업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ETRI홀딩스 등과 긴밀한 협력통해 투자처 발굴"
박 대표는 "KST나 ETRI 홀딩스 측과 투자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한 결과 상호 협력할 부분이 많다는 데 대해 서로 공감했다"고 말했다.
(주)케이알벤처스 투자 방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에스지씨 케이알 넷제로 펀드 500억 원을 어떻게 투자할 지 고민 중이다. 우선은 기존 방침대로 탄소중립과 에너지 혁신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처를 발굴한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혁신 분야는 (주)케이알벤처스의 핵심적 투자 분야가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한 후속 펀드 결성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ICT 및 혁신 기술 분야에 대한 모험적 투자에도 적극 나설 것입니다."
박 대표는 "모회사 HFR의 강점을 살려 혁신적인 투자와 기업 성장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특히 AI, 양자기술, 비욘드 5G, 로봇 등의 분야에서 유망 스타트업을 적극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3분기 찾아가는 대덕특구 펀드 투자 설명회"
이를 위해 (주)케이알벤처스는 오는 3분기 찾아가는 대덕특구 펀드 투자 설명회도 준비 중이다.
KST나 ETRI 홀딩스와도 협력관계를 갖고, 연구자 창업기업 지원 등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투자 심사역 전문성 제고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 및 전문 분야에 대한 리서치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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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기술 혁신을 위한 우량 기업 발굴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외 연구기관 및 대학과의 협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향후 신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필요한 지원을 해당 기업에 적기 투입하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지속 창출해 나간다는 것이 박 대표 복안이다.
박 대표는 ETRI 홍보부장, 행정부장, 건설추진센터장, 과학기술출연연연구기관장협의회 사무국장, 대덕연구단지기관장협의회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