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1분기도 날았다"…네이버·KT, 클라우드 실적 '好好'

공공 클라우드 전환 등으로 비즈니스 수요 ↑…토종 3사 CSP 중 NHN만 1분기 매출 하락

컴퓨팅입력 :2024/05/10 16:48    수정: 2024/05/10 17:06

네이버·KT 등 토종 클라우드 기업들이 올해 1분기에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과 공공 클라우드 전환이 비즈니스 수요를 끌어올린 덕분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실적 달성에 '청신호'가 켜진 분위기다.

10일 국내 주요 클라우드서비스기업(CSP)들이 최근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네이버클라우드·KT클라우드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고성장에 힘입어 이 기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했다. 

네이버의 지난 1분기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1천1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5% 늘었다. '하이퍼클로바X' 등 생성형 AI 솔루션 매출 실현이 본격화된 효과다. 

국내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기업(CSP)인 NHN클라우드·KT클라우드·네이버클라우드. (사진=지디넷코리아)

네이버클라우드의 이 같은 호실적은 핵심 사업인 네이버클라우드플랫폼(NCP)뿐 아니라 네이버클로바, 네이버랩스 등에서 고르게 좋은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네이버클라우드에서 NCP 사업은 전체 매출에서 92.8%의 비중을 차지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에도 매 분기마다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1분기 932억원, 2분기 1천45억원, 3분기 1천236억원, 4분기 1천259억원으로, 연간 매출은 전년보다 11% 증가한 4천472억원을 기록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하이퍼클로바X'가 탑재된 뉴로클라우드 납품이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보안을 중요하게 여기고 내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구축하고자 하는 다양한 분야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하이퍼클로바X'로 특화 모델이나 AI 서비스를 구축하는 사례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2천여 곳의 기업과 연구기관 등에서 클로바 스튜디오를 활용해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혁신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2024년 1분기 클라우드 부문 실적 (사진=네이버)

KT클라우드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코로케이션 수요 증가와 함께 DBO(Design Build Operation·다른 회사나 기관의 IDC 설계와 구축, 운영 지원) 사업이 확대된 영향으로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한 1천752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3.8% 줄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22년 4월 KT로부터 분사한 후 꾸준히 매출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T클라우드의 지난해 매출은 6천783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57% 급증했다. 분사 시점을 고려해 지난해 2~4분기 매출을 전년 동기와 비교해봐도 증가율은 22.6%에 이른다.

장민 KT CFO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WS, MS, 구글이 본격적으로 코로케이션 서비스를 사용해주기 시작했다"며 "올해 목표는 매출과 이익이 모두 성장하는 것으로, 매출은 26%, 이익은 51%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클라우드는 이 같은 호실적에 자신감을 얻어 AI 인프라 수요 증가에 대비해 IDC 사업을 지속 확장하고 클라우드 네이티브 본격화에 따라 서비스 모델을 확대하겠다는 사업 전략도 최근 공개했다. 

최지웅 KT클라우드 대표는 지난 2일 열린 'KT 클라우드 서밋 2024'에서 "CSP 관점에서 시장에서 통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여 엔지니어, 파트너들과 동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며 "DX(디지털전환)를 넘어 AX 변화에 맞춰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KT클라우드는 B2B2C(기업간·소비자간거래) 모델로 가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선 파트너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며 "글로벌 기술단들과 협업해 자체 기술력을 강화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kt클라우드 서밋 2024' 현장에 참석한 최지웅 kt클라우드 대표 (사진=kt클라우드)

반면 NHN클라우드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이 소폭 줄어 경쟁사들에 비해 다소 주춤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 국내 클라우드 사업과 일본 내 클라우드 관리서비스(MSP) 사업이 포함된 NHN의 기술 부문 매출은 올해 1분기 동안 951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한 수치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매각한 다이퀘스트와 클라우드넷사의 매출이 제외된 영향이 컸다.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기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 분기 대비 매출도 20.6% 증가했다. 올해 1분기부터 '광주 국가 AI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본격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덕분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 하락 요인으로 인식했던 매출을 차감한 것에 대한 기저효과도 영향을 줬다. 앞서 NHN클라우드는 회사가 수주했던 공공 클라우드 사업이 일시적으로 지연되면서 기존에 매출로 인식한 약 130억원을 지난해 4분기 매출에서 차감시킨 바 있다.

NHN클라우드는 올해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정부 주관 '클라우드 네이티브 컨설팅 사업'에서 3차 권역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만큼 올해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NHN클라우드 관계자는 "하반기 전환 사업에서 다수의 공공기관을 수주할 수 있도록 공공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금융 시장을 비롯한 민간 쪽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NHN은 이 같은 추진 전략과 광주 국가 AI 데이터센터 매출, 클라우드 네이티브 컨설팅 사업 등을 통해 올해 클라우드 매출을 전년 대비 20% 성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현식 NHN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 부문에서는 작년보다는 좋은 성과가 날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문제가 되는 점은 아직 공공사업에 대한 정부 예산이 100% 확정되지 않았다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금융) 시장의 성장이 더딘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 성과를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광주 국가 AI 데이터센터 전산실(이미지=NHN클라우드)

업계에선 국내 CSP 3사가 올해도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AI가 확산되면서 덩달아 클라우드 인프라 수요도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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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공공부문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 정책도 올해 국내 CSP들 실적을 뒷받침해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정부가 클라우드보안인증(CSAP) 등급제 전면시행 움직임을 보이면서 공공의 민간 클라우드 도입도 활성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선 CSAP 등급제 전면 시행을 기점으로 그간 공략이 어려웠던 국가행정시스템에 대한 클라우드 전환 사업 수요를 선점해야 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보안 요구가 낮은 CSAP '하' 등급 시장을 노리는 외산 CSP들을 견제하는 것도 과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