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 사주고 넘기긴 그래서…"
장난감 매장으로 들어온 30대 이모씨가 장바구니를 들고 매대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이씨는 "아이가 이제 5살 됐다. 어린이날이니 장난감이라도 사줘야 되지 않을까 싶어서 왔는데, 가격이 비싸 망설이게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어린이날(5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유명 브랜드를 등에 업은 장난감 가격이 연일 치솟고 있어서다. 브랜드별 캐릭터, 상품 종류도 다양한 만큼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3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을 찾았다. 매장 한쪽에는 아이들에게 인기 많은 브랜드별 장난감을 한데 모은 장난감 매장이 위치해 시민들의 발걸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막 지난 시간인데도, 아이들과 함께, 혹은 따로 매장을 찾은 이들이 많았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김모씨는 이미 장바구니에 작은 장난감 하나를 담았지만, 매대를 기웃거리며 다른 장난감을 둘러보고 있었다.
김씨는 "(장바구니에) 담은 것은 조카 것이고 7살 된 아이 것도 사려한다. 그런데 와보니 역시 예상보다 가격이 더 만만치 않다"며 "다른 브랜드 매대도 돌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4살, 6살 되는 아이와 매장을 찾은 한모씨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아이가 장난감을 매대에서 가져오면 다시 가져다놓는 상황이 여러 번 연출되기도 했다. 한씨는 "요즘 장난감은 하나를 사면 끝나는 게 아니라, 각각 장난감이 연동되는 방식이라 하나만 사주기도, 전부 사주기도 난감하다"며 "어린이날 지출이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장난감 물가지수는 상승 추세다. 통계청이 발표한 생활물가지수 중 장난감 물가지수를 살펴보면, 지난 2월 98.87에서 3월 100.63, 4월 101.15로 올랐다. 이날 현장에서 살펴본 장난감 가격은 3만원대부터 10만원대까지 다양했다. 할인된 품목도 여럿이지만 시민들은 "그래도 부담"이라고 입을 모았다.
장난감 특성상 대부분이 1~2년 사용하고 마는 소모품인 탓에 큰 비용을 지출하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때문에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어린이 장난감을 구매하고 판매하는 글들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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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전반적인 고물가로 소비자가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가 계속 오르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며 "자녀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행복하지만, 더 바람직한 가정의달이 되기 위해서는 자녀에게 소비자 교육을 시키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