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불러온 '전력 위기'…대비 나선 샘 알트먼, '이것'에 276억 '베팅'

태양광 스타트업 엑소와트 2천만 불 투자 참여…전력 확보 위해 헬리온 등에 투자 나선 듯

컴퓨팅입력 :2024/04/23 10:04

'챗GPT'의 아버지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태양광 스타트업 투자에 나선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급부상으로 데이터센터가 잇따라 건설되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차세대 전력 공급 수단으로 청정에너지를 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샘 알트먼 CEO는 태양광 스타트업인 엑소와트에 투자한다. 2천만 달러(약 276억원)의 돈을 투자한 이들 중 알트먼 CEO 외에 월가 유명 벤처캐피털(VC)인 앤드리슨호로비츠도 참여했다.

샘 알트먼. (사진=지디넷닷컴)

엑소와트는 빅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에너지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이곳은 널찍한 태양광 패널 대신 태양광 렌즈를 이용해 에너지를 모으는 컨테이너 크기의 대형 모듈을 개발했다. 이 렌즈는 태양광을 한데 모은 후 열로 변환하기 때문에 발전 효율이 높고 하루 24시간 내내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엑소와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을 받기 위해 중국산 부품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산 부품을 우선 사용했다. 보조금 없이 kWh당 1센트의 저렴한 비용으로 전력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에너지가 풍부해 전력 요금이 싼 텍사스주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엑소와트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 대부분이 태양광 발전에 용이한 지역 근처에 세워져 있다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태양광 산업을 시작했다.

하난 파르비지안 엑소와트 CEO는 "데이터센터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석연료로 회귀할 필요는 없다"며 "그것은 되려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트먼 CEO는 이전에도 에너지 스타트업에 투자해 주목 받았다. 그는 소형모듈원전(SMP) 개발사 오클로뿐 아니라 지난 2021년 핵융합 발전을 통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인 헬리온에 3억7천500만 달러(5천178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헬리온은 지난해 5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는 2028년부터 핵융합 발전을 통해 전기를 공급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알트먼 CEO의 이 같은 투자는 AI를 가동시키기 위한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최근 AI 시장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허브인 미국의 버지니아 북부 지역에서는 미국 유틸리티 기업(수도·전기·가스 공급업체)인 도미니언 에너지가 지난 2022년 새로운 데이터센터 연결을 일시 중단했다. 지난해 10월 버지니아 규제 당국에 제출한 서류에선 "데이터센터 개발로 인한 전력 부하 증가가 상당하다"라고 밝혔다. 

미국 애리조나주의 최대 전력회사 APS도 초대형 데이터센터 신규 사업을 당분간 보류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회사 블랙스톤의 창업자 겸 회장 스티브 슈워츠먼 역시 최근 "미국 여러 주에서는 이미 전력이 고갈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이에 AI 기업들의 최근 고민은 데이터 센터 투자를 위한 자금이 아니라 '전력 공급'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새로운 AI 경제에서 한계 중 하나는 데이터 센터를 어디에 구축하고 어떻게 전력을 확보하느냐"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앞으로 전력 위기 문제는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인 데이터 센터가 쓰는 전력량은 지난 2022년 연간 460테라와트시(TWh)에 달했다. 이는 프랑스의 2022년 전력 소비량(425TWh)과 맞먹는 수준이다. IEA는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센터에서 소비되는 전력이 2026년까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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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공급 문제는 환경적인 영향도 미치고 있다. 데이터 센터 수요를 맞추려면 석탄·천연가스 같은 화석연료 의존도를 오히려 높여야 해서다. 이는 기후 변화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과 반대된다는 점에서 우려되고 있다. 전 세계 주요국은 2050년 넷제로(탄소중립)를 약속한 바 있다.

WSJ는 "현재의 태양광, 풍력, 배터리 기술은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24시간 내내 비용 효율적인 전력을 요구하는 데이터 센터의 수요를 충족할 만큼 발전하지 않았다"며 "AI 붐은 태양광·에너지 저장 시설이 데이터 센터의 엄청난 전력 수요 일부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