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130만원 로봇이면 시간당 치킨 50마리씩 튀겨요"

[신나는 로봇세상] ⑫ 롸버트치킨 광명역점

홈&모바일입력 :2024/04/04 09:25    수정: 2024/04/04 23:29

치킨 프랜차이즈를 차릴 때 맛과 브랜드, 인테리어 등 다양한 조건을 고려하게 된다. 음식을 조리하는 기술도 배워야 하고 고객 응대를 담당할 직원도 구해야 한다. 여러모로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아 창업을 주저하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 "로봇 치킨 브랜드 '롸버트치킨' 가맹사업 본격화"

최근에는 요식업계에 자동화 바람이 불면서 서빙과 조리 영역에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프랜차이즈 모델도 있다. 로봇 치킨 브랜드 ‘롸버트치킨’이다. 튀김 로봇 솔루션을 개발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로보아르테는 설비 고도화를 위해 2020년 롸버트치킨 1호점을 처음 열었고, 2022년에는 가맹 사업에 본격 진출하며 영향력을 전국으로 키우고 있다.

로보아르테 조리로봇 시스템 (사진=로보아르테)

롸버트치킨은 국내 10곳와 해외 1곳(싱가포르)에서 영업 중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250평 규모 직영 플래그십 스토어도 준비하고 있다. 튀김로봇 ‘롸버트-E’와 칵테일로봇 ‘로보텐더’ 설치를 마치고 인테리어 공사가 약 80% 진행됐다. 직원 채용을 진행 중으로 올해 상반기 개점한다. 로보아르테가 로봇을 공급한 타 브랜드 매장도 국내 6곳, 해외 2곳(미국과 영국)이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과 필리핀, 멕시코에 로봇을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치킨 프랜차이즈는 초기 창업 비용이 비교적 저렴한 업종으로 꼽힌다. 인테리어나 주방 설비, 재료비 등만 마련하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여기에 로봇을 도입하는 것이 부담되지는 않을까. 지디넷코리아는 경기 광명시에서 롸버트치킨 매장을 운영하는 윤재학 점주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윤재학 롸버트치킨 광명역점주 (사진=지디넷코리아 신영빈 기자)

■ "수년 새 로봇 성능·공간 효율 높아져"

롸버트치킨 광명역점을 운영하는 윤재학 점주는 공대를 졸업하고 약 15년 간 외식 창업 시장에 몸담았다. 옛날 통닭이 유행하던 초창기 시절 창업해 닭을 튀기기 시작했다. 여러 아이템을 경험하다가 지난해 12월 롸버트치킨을 차리고 로봇과 함께 일을 하게 됐다.

윤 씨는 2~3년 전 롸버트치킨을 처음 알게 됐다. 그는 처음에 롸버트치킨의 로봇 시스템 완성도가 부족하다고 봤다. 다만 수년 사이에 로봇이 차지하는 공간이 줄었고, 사용성이 개선됐다는 것을 체감했다. 성능은 고도화되면서도 결정적으로 로봇 가격이 저렴해진 점이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다.

윤 씨는 대부분 시간 동안 혼자서 주문을 처리하고 있었다. 그는 “광명역점 매장을 기준으로 로봇 대여료는 부가세 포함 월 130만원 정도”라며 “외식업을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시스템만 편리하다면 얼마든 도입할 수 있는 금액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봇 가격이 저렴해질수록 이용자가 늘어날 것이고, 또 시장이 커질수록 가격도 보다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려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외식업계가 상당히 보수적인 편인데 점차 로봇을 도입하는 것이 보편화되는 과도기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롸버트치킨 조리로봇 '롸버트-E' (사진=지디넷코리아 신영빈 기자)

■ "월 130만원에 1천만원 이상 효율도"

롸버트치킨은 1대 튀김 로봇으로 시간당 50마리까지 조리할 수 있다. 재료만 준비해두면 로봇 팔이 치킨을 튀기는 전 과정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관리자는 그 시간에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윤 씨는 로봇 시스템을 일종의 ‘조리 도구’라고 표현했다. 로봇이 사람의 업무를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지만 결국 이를 활용하는 관리자의 역량이 사업 성패를 가른다고 내다봤다. 월 대여료가 고정됐으니 이를 하루에 1시간 활용하는 것보다 24시간 가동하는 편이 훨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윤 씨는 “로봇은 렌탈 식으로 매월 사용료 130만원을 내고 3년 후에는 내 소유가 되기 때문에 설비 값을 할부로 내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가동률을 최대한 높이면 1천만원이 넘는 효율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봇 수명이 10년이라고 얘기하는데 그 만큼 쓸 수 있으면 비용이 무척 저렴한 것”이라며 “더 많이 더 오래 쓸수록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라고 전했다.

매출 기복이 심한 매장에도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윤 씨는 덧붙였다. 그는 “장사가 될 줄 알고 사람을 불렀는데 막상 장사가 안 되는 날도 있다”며 “어떤 날에는 특정 시간대에 주문이 확 몰릴 수도 있는데 로봇은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한 편”이라고 말했다.

롸버트치킨 로봇 컨트롤러 조작 화면 (사진=지디넷코리아 신영빈 기자)

■ "외식업 어려운 일…로봇 가동률 높이는 게 관건"

주문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지원한다. 주문 현황판과 로봇 제어 등 기능을 한 화면에서 활용할 수 있다. 윤 씨는 “로보아르테 측에서 원격으로 관제를 해주고 문제가 있으면 수정도 도와주기 때문에 믿고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윤 씨는 “외식업 창업은 어려운 일”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그는 “로봇을 쓰더라도 주문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는 사람이므로 노력한 만큼 결실을 얻어가는 건 똑같다”며 “로봇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만드는 등 새로운 시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로보아르테는 치킨 반죽부터 튀김, 양념 등 조리 전 과정을 자동화한 솔루션을 개발해 올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로보아르테 치킨 조리 전 과정 자동화 솔루션 개념도 (사진=로보아르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