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에 이어 전임의(펠로우), 교수까지 집단행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정부가 보건의료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해 전공의 행정처분이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 주말이 사태 해결을 위한 중대기로가 될 전망이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22일 오후 10시 기준 전공의의 78.5%가 사직서를 내 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전날 보건의료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끌어올렸다. 코로나19 유행 같은 감염병 상황을 빼고 보건의료 위기단계가 최고 수준으로 올라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정부가 국가적 위기상황임을 공표해 전공의 행정처분 집행의 근거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업무개시명령 위반 시 면허 정지, 미복귀 시 체포영장 발부 및 주동자 구속 수사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내놓고 있지만 병원에 복귀하는 전공의들은 일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이달 말께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는 전임의들이 병원과 재계약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임의는 전문의 자격 취득 후 병원에 남아 1~2년간 세부전공을 수련하는 의사다. 현재 전임의는 중환자실과 응급실 등에서 근무를 중단한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A 교수는 "기존 전임의가 계약이 끝나도 레지던트 4년차가 3월부터 전임의로 오면 그나마 낫지만, 새 전임의가 오지 않으면 전임의에 의존하는 진료과는 타격이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대병원 등은 이미 전임의들이 내달부터 나오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를 졸업한 의대생들은 3월 병원에서 인턴으로 수련생활을 시작하는데, 임용을 포기하는 사례들도 나오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인턴의 95% 이상이 오리엔테이션(OT)에 불참하고 임용 계약을 포기했다.
대학병원들은 가용할 수 있는 인력이 제한돼 응급·위급한 수술에 우선순위를 두고 인력을 배치하고는 있지만 응급환자 대응에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방의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B 교수는 "지역이나 병원별로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벌써부터 수용 곤란 사례가 꽤 있긴 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마련한 공공병원 중심의 비상진료체제도 대형병원이 주로 맡아온 중증·응급 환자 대응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어서 한계가 있다.
정진행 서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과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23일 저녁 만나 전공의 집단사직 대응 등을 논의했는데, 정부와 의료계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 교수들까지 집단행동에 나서 사태가 장기화할 우려도 있다.
앞서 이날 서울대 의대, 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의 골든타임은 이번 주말”이라면서 “주말 동안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면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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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 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는 전공의와 정부 간 중재에 나섰지만, 제자인 전공의들이 행정처분 등을 받게 되면 집단행동에 참여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