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 SK온 신임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자신의 연봉 일부를 자진 반납한다고 밝혀 화제다. 지난해 말 SK온 CEO를 맡게 된 그는 흑자를 달성할 때까지 연봉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 2021년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의 성과급 불만을 달래기 위해 자신의 연봉을 반납한 바 있다. 당시 SK하이닉스를 이끌던 이석희 사장은 연봉을 반납하지 않았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SK온에서는 과감하게 급여를 깎은 셈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석희 SK온 사장은 전날 서울 종로구 SK온 관훈캠퍼스에서 취임 후 첫 임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사장은 “현재 미국 금리 인상 랠리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시장 성장 속도 둔화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2024년은 ‘턴어라운드 원년’이라는 막중한 소명 속에 CEO와 임원이 사활을 걸고 위기 극복에 앞장서서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원들에게는 오전 7시 출근을 권장했다. 이 사장은 “임원의 역할은 보고받는 것이 아니고 업무의 오너십을 구분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라며 자유로운 토론과 조직 간 협업 강화를 당부했다.
이 사장은 간담회에서 “SK온이 전례 없는 빠른 성장을 이뤄왔으나 향후 중국 경쟁사의 거센 공세를 이겨내고 흑자 전환을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며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기업공개(IPO)를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사장의 이같은 결단은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불러일으킨 경각심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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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자”며 ‘해현경장’(解弦更張) 자세를 주문한 바 있다.
이에 최근 SK는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임원들과 주요 계열사 CEO들이 참여하는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 개최일을 월 1회 평일에서 격주 토요일로 변경하는 등 그룹 경영진 사이에 위기 극복 방안을 짜내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