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비상구 표지판에 치마 입은 여성 도안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일부 매체 보도가 나온 가운데, 소방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검토한 적 없다"고 밝혔다.
소방청 관계자는 12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비상구 표지판에 여성 도안을 추가한다는 계획은 검토한 적도 없다"며 "오늘 언론 보도 보고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소방청은 비상구 표지판을 설치 및 유지·관리하는 주무부처다.
비상구 도안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고 알려진 행정안전부 관계자도 "왜 이런 기사가 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도안 교체를 논의하거나 검토한 적도 없다"며 "비상구 유도등은 행안부 소관이 아니라 변경 등을 검토할 수 있는 부서 자체가 없다"고 했다.
이날 일부 언론에서는 행안부를 인용해 재난 대피소를 일원화하는 작업에 나설 예정이라면서, 비상구 유도등 도안에 여성 그림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재는 성별불상의 사람 그림이 들어가는데, 이 그림이 남성만을 상징한다는 지적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가 사용하고 있는 비상구 유도등 도안은 1972년 일본 오사카의 한 백화점 화재 이후 일본 정부가 공모를 거쳐 만든 것으로, 1987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의해 채택돼 우리나라에서는 1992년부터 사용되고 있다
52년간 사용해온 비상구 유도등 도안 교체가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이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비상구 그림 보고 남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국민 혈세 낭비하지 마라", "남자를 표현한 게 아니고 사람을 표현한 거다. 한심한 발상이다"라는 등 비판 의견이 쏟아졌다. .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허은아 개혁신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금 갖고 장난하면 안 된다", "저(비상구) 마크만 보고 남자만 대피하라고 생각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고 질타했다.
논란이 커지자 행안부와 소방청은 이날 오후 공동 설명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두 부처는 설명자료에서 "비상구 유도등 도안 변경은 구체적 변경사항이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또 언론에 보도된 여성 상징 유도등 픽토그램에 대해 "정부의 시안이 아니며, 임의로 제시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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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추후 디자인을 변경하더라도 기존 설치된 유도등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신규 설치되는 유도등에 적용하게 될 예정이므로 예산 낭비 우려는 없다"고 덧붙였다 .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