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소송 항소심을 진행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이 최근 법원에 재산분할과 위자료 청구 액수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산분할의 경우에는 최 회장이 가진 주식에서 현금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는데 항소심에서도 양측의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는 지난 8일 인지액을 높이는 취지의 참여관용 보정명령을 내렸다.
이는 지난 5일 항소취지 및 항소이유 변경을 신청한 노 관장 측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1심 당시 인지액은 34억여원이었으나 항소심에선 47억여원으로 증가했다.
민사소송 등 인지법 및 가사소송수수료규칙 등을 이용해 해당 금액을 역산할 경우 약 2조30억원으로 계산된다.
노 관장은 지난해 3월 최 회장의 동거인으로 알려진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30억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는데 이를 고려하면 최 회장에게도 같은 금액의 위자료를 청구했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노 관장은 1심 재판 과정에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절반가량의 재산 분할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약 1조원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식가격이 유동적인 점을 감안해 항소심 재판 과정에선 재산 분할 요구액을 '현금 2조원'으로 굳힌 것으로 해석된다. 1심보다 요구액이 늘어난 이유는 재판 과정에서 최 회장의 재산 규모가 추가로 파악됐기 때문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노 전 과장 측 대리인은 지난해 11월 김 이사장을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 소송 변론준비절차를 마치고 나오며 "최 회장이 혼외자 존재를 알린 후 김 이사장에게 쓴 돈이 1000억원이 넘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과 최 회장 측은 노 관장 측이 허위사실 공표를 통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밝히고 있다며 노 관장의 법률 대리인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한편 최 회장 측도 김 이사장의 위자료 청구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변호사 등을 이혼소송 대리인으로 추가로 선임하는 등 항소심 변론 대비에 나섰다.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첫 변론준비절차를 끝낸 뒤 오는 11일부터 본격적인 변론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인 1988년 9월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혼외자의 존재를 알리며 노 관장과 이혼 의사를 밝혔다.
최 회장은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조정 신청을 했다. 노 관장은 완강하게 이혼을 거부하는 입장을 취해오다 2년 뒤 입장을 바꿨고, 최 회장을 상대로 위자료 및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제기했다.
노 관장은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의 주식 절반가량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 2022년 12월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665억원을 지급하고 위자료 명목으로 1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SK주식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 등에 노 관장이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실상 최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