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6개월만 연구개발 수장 교체…SDV 이끌 새 적임자는?

송창현 포티투닷 사장 겸 SDV 본부장에 힘 실릴지 주목

카테크입력 :2024/01/02 14:08    수정: 2024/01/02 14:10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사운이 걸린 R&D 조직 개편을 위한 대수술에 나선 가운데 신설된 지 6개월만에 공석이 된 최고기술책임자(CTO) 자리에 누가 오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조직 개편과 인사 명분으로 내부 역량 결집을 앞세운 만큼 현 송창현 포티투닷 사장 겸 현대차그룹 SDV 본부장이 거론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김용화 남양연구소 CTO 사장을 고문으로 위촉하고 새로운 인사 계획을 이달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김용화 CTO는 지난해 4월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남양연구소)를 이끄는 연구개발본부장에 올랐다. 두달 뒤인 6월에는 김 사장(당시 부사장)이 CTO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남양연구소뿐만 아니라 개발 조직 전체를 담당했다.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 호텔에서 개최된 ‘2023 한국 양궁 60주년 기념행사’에서 발언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지디넷코리아)

현대차그룹의 깜짝 인사로 그룹 내 SW리더는 송창현 사장뿐이다. 기존에는 김용화 CTO와 포티투닷 송창현 사장이 현대차그룹에서 활동했다. 송창현 사장은 네이버 CTO 출신으로 자율주행 서비스 회사인 포티투닷을 설립 후 현대차그룹에 인수돼 현대자동차·기아 SDV 본부장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지금까지 SDV 개발을 세 곳으로 나눠 진행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 포티투닷과 남양연구소, 현대차그룹 내 SDV 본부가 각각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 때문에 그룹 내부에서도 서로의 개발과 진행 현황을 체크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고자 최고기술책임자(CTO)를 6개월 만에 변경하고 조직 일원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현대차그룹 내 두 SW 리더 중 한 사람이 고문으로 위촉되면서 송 사장에 힘이 집중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대차그룹이 역량결집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운만큼 새로운 외부 인사 영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HMG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송창현 현대자동차·기아 SDV 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의 최근 인사 기조는 외부 인사 영입이었다. 글로벌 자동차 3위 기업에 오르면서 경쟁 대상이 전세계에 있는 만큼 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거친 검증된 리더를 불러오겠다는 게 명분이다.

실제로 김용화 CTO는 미국 회사인 포드 출신인데다 2023년 하반기 부사장 인사도 외부 인사로 수혈했다. 송창현 사장도 네이버 출신으로 SDV 본부를 맡긴 것도 실력을 우선에 둔 인사로 유명하다.

다만 이번 인사에서는 이미 검증된 인사들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내부 결집을 명분에 뒀기 때문이다. 송창현 사장 외에도 CTO 자리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관장하는 직책인 만큼 남양연구소 내부 승진도 관측된다.

SDV (사진=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오는 3일 기아 오토랜드 광명 2공장에서 신년회를 열고 새해 메시지를 전한다. 이후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2024' 개막 전날 미디어데이를 통해 그룹의 SW전략과 포티투닷의 SDV OS를 선보인다. 업계는 이 기간에 SDV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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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SDV가 각 완성차 기업의 미래 핵심과제로 떠오르면서 인사교체 등 다양한 변화가 몰아치고 있다. 폭스바겐은 자율주행 SW 사업부 카라이드 직원을 2천여명을 해고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크루즈 무인택시 사고 문제로 고위경영진을 교체했다.

현대차그룹도 이처럼 소프트웨어 대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위협요소를 먼저 인지하고 선제적 조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1위 완성차 회사인 토요타는 하반기 인사에서 나카지마 히로키 CTO를 유임했다. 지난해 4월 임명된 인사로 안정적인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