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건 기준 시공능력 평가 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태영발 워크아웃이 건설업계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29일 전문가들은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시작으로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건설사들은 위기에 빠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정부는 적극 대응으로 위기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자기자본 비율이 낮으면서 현금 확보를 못한 건설사는 부도가 날 수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도 고금리가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에 이자 감당을 못하거나 분양이 안되는 건설사들은 위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 교수는 이어 "이미 종합건설사 중에서 중소건설사들은 300개 이상이 부도가 난 상황"이라며 "정부와 업계의 옥석가리기가 더 활발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위원도 "최근 들어서 PF에서 부실채권 우려들이 계속 나왔는데 이런 위기감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도급순위 상위권인 태영건설도 워크아웃을 신청했는데 다른 건설사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수석위원은 아울러 "지금까지는 (대출)만기를 계속 지연시키면서 버텨 왔는데 이제는 그게 안 되는 시점"이라며 "건설업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시공과 시행을 동시에 하는 건설사들도 있는데 이런 건설사들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해 힘들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흔히 말하는 1군 건설사들도 위기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건설사 워크아웃이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만약 건설사들의 연쇄 워크아웃이 발생한다면 지금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인데 공급이 더 줄어들어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늘어가는 우발채무도 위기설을 뒷받침한다
한국기업평가가 유효등급을 보유한 21개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건설사들의 올해 8월말 기준 우발채무는 22조8000억원으로 작년 6월 말보다 29% 늘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규모에 비해 PF를 과도하게 일으킨 것은 맞지만 다른 건설사도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금융사들도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볼 가능성이 높아진만큼 중소·중견 건설사들의 만기 연장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적극 대응을 통해 위기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정부에서는 알 수 있는 모든 위험요인은 관리를 하고 있다"며 "조금 어려운 상황인 것을 알고는 있지만 거시쪽으로 보면 조금 나아지리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금 지원과 사업성을 높이면서 실행 가능하고 조금 더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서 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태영건설은 지난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은 올해 3분기 매출이 2조389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8046억원) 대비 32.4% 늘었지만 고금리와 공사 원가 상승, 분양시장 침체 등으로 PF 우발채무가 증가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태영건설의 4조4100억원이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위한 PF 대출 보증액을 제외한 순수 부동산 개발 PF 잔액은 3조2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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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은 내년까지 PF 대출 만기를 줄줄이 앞두고 있었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 보고서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이달까지 갚아야 하는 대출 규모는 3956억원에 이르렀다. 당장 이날 서울 성동구 성수동 건설 현장에서 480억원 규모 PF 대출이 만기를 맞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4분기까지 1년 사이에 만기가 도래하는 PF 우발채무는 3조6027억 원에 육박한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