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온라인 쇼핑몰에 주문을 넣으면 물류센터 직원은 해당 상품을 찾아서 포장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단순해 보이지만 취급하는 품목과 주문 건수가 늘어날수록 작업 난이도도 급격히 상승한다.
물류 업계는 주문 제품을 집품하는 ‘오더피킹’ 작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에 주목해왔다. 이런 가운데 초기 도입 부담은 적으면서 운영비용 절감이 가능한 솔루션으로 자율주행 로봇이 떠올랐다.
트위니는 지난 3월 자율주행 물류 이송 로봇 ‘나르고 오더피킹’을 선보이고 국내 물류센터 공략을 시작했다. 이 로봇은 근로자가 지시서에 맞는 물건을 직접 찾거나 이동하는 업무를 대신 수행해 작업 시간을 단축해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트위니는 국내 이커머스 물류대행사를 중심으로 로봇 도입을 늘려왔다. 지난달부터는 종합물류회사 한익스프레스와도 자율주행 오더피킹 로봇 실증(PoC)을 이어오고 있다. 기자는 로봇이 도입된 한익스프레스 용인 남사 물류센터를 찾아 운영 현황을 살펴봤다.
■ "드넓은 창고에서 주문 상품 찾아준다"
한익스프레스 남사물류센터는 코스메틱 상품을 취급하는 창고다. 1층 약 2천500평 공간에서 재고관리코드(SKU) 1천여 개를 관리하고 있다.
이곳 작업자는 고객 주문에 맞춰 필요한 상품을 찾고 배송처별로 분류한 후 출고장으로 보내는 작업에 로봇을 활용하고 있었다. 로봇을 도입하기 전에는 작업자가 지시서를 보면서 직접 물품을 찾고 손수레 등으로 옮겨야 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주문이 들어오면 로봇은 초당 약 1.5m 속도로 상품이 위치한 곳까지 이동한다. 작업자는 담당 구역에 대기하다가 로봇 안내에 맞게 물품을 적재하기만 하면 된다. 로봇이 배정된 모든 주문을 적재하면 이를 출하하는 작업장까지 이동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 기본 원리다.
여기에서 나뉘는 건 여러 주문을 동시에 처리할 때 로봇에 물건을 적재하는 방법론이다. 트위니는 기존까지 ‘총량피킹’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는 여러 주문에 포함된 상품을 하나의 더미로 모은 뒤에 포장 장소에서 주문 건별로 나누는 방법을 뜻한다. 마지막 포장대에서 주문별로 상품을 다시 분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남사물류센터에서는 ‘멀티오더피킹’ 방식도 시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하나의 로봇에 8개 바구니를 두고 각 주문별 피킹을 지원했다. 작업자가 더욱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주문을 묶어주는 시스템이다.
■ "누구나 숙련자처럼 일할 수 있도록"
로봇 도입을 주도한 강준식 한익스프레스 상무는 “로봇은 같은 현장에 어떤 사람이 와서 일하더라도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돕는다”며 “결과적으로 작업자 피로도를 줄이고 업무 효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운영 방식을 고도화한 뒤 전국 물류센터로 확대 도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나르고 오더피킹은 현재 4개 현장에서 약 18대 규모로 운영 중이다. 기존 도입이 진행된 센터들을 중심으로 추가 주문이 이어져 70여대 신규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고 트위니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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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니는 개별 현장 요구에 적합하도록 로봇 구조를 맞춤 제공하고 풀필먼트센터 생산성 향상을 돕고 있다. 마치 가상의 컨베이어벨트와 디지털피킹시스템(DPS) 설비가 갖춰진 것처럼 로봇을 적재적소에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김재성 트위니 사업2본부장은 “여러 환경마다 로봇을 적용하기 위한 최적화 과정이 필요하지만 핵심 기술이 다르지는 않다”며 “어떤 센터에서나 구조 변경 없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