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공공의대법과 지역의사법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공감과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법안 통과를 위해) 방망이를 두드린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강한 유감의 뜻을 표했다.
박 제2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남부지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안 통과가 충분한 숙의 없이 추진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회 복지위는 지난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운영에 관한 법(공공의대법)과 지역의사 양성을 위한 법(지역의사제법)을 통과시켰다.
박 제2차관은 “정부가 필수의료를 공들여 추진하고 있는데 국회에서 숙성되지 않은 법안이 통과하면 적용 과정에 혼란과 어려움이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교한 정책이 수반되고 충분한 대화와 협의를 통한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법안을 통해 지역을 살리자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충분한 사전 공감과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법률안 통과를 방망이를 두드린다고 해도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제2차관은 간호법 제정안 당시의 갈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간호법 갈등 중재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고 이는 필수의료 대책 마련이 지연되는데 영향을 미쳤다”라며 “갈등 법안이 숙의 없이 실시되면 일을 원만히 하는데 장애 요인이 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품이 들어도 정부가 효과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 제2차관은 공공의대법의 효과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그는 “의대 신설은 부지·건물·교수진 확보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라며 “의대를 신설하면 16년~20년 후 의사가 배출되고, 그때가 되면 의사 수가 필요한지 여부는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년 전 여러 논란이 있었던 법안으로, 입학 과정의 불투명성 등으로 법 조문 정리가 안됐다”라며 “공공의대법은 의학전문대학원을 전제로 한 것이데, 이 모델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성공하지 못한 모델을 답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회 논의 과정에서 문제점과 숙의의 필요성을 적극 설명하겠다”라며 “좀더 합리적인 법안심의가 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공의대법이나 지역의사법은 세상은 그것만으로 되지 않고, 냉철한 이성으로 분석하고 관련자와 논의해 현실에 정착할 수 있어야 온전한 정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 제2차관은 공공의대법 지역의사법이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지역구를 의식한 정치적 발의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