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올해 반도체 13兆 적자…내년 반등 기대

2024년 DS 영업이익 12조원 흑자전환 전망...HBM 공급 확대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12/21 16:50    수정: 2023/12/21 17:14

삼성전자가 올해 글로벌 경기 둔화와 메모리 수요 부진으로 반도체 사업에만 약 13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4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최저 반도체 실적을 냈던 2009년 보다도 저조한 실적이다. 2009년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은 1분기에 영업손실 6천700억원을 기록하고, 2분기에 흑자전환하면서 연간 영업이익은 1조8천9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2년 연속 하락하던 메모리 가격이 하반기에 상승세로 전환되고, 고객사의 메모리 재고량이 줄어들면서 삼성전자의 4분기 반도체 적자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아울러 내년에 메모리 수요가 소폭 상승한다는 전망에 삼성전자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이 약 12조원으로 흑자전환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사진=삼성전자)

4분기 반도체 영업손실 1조원 이하로 축소...D램 1년만에 흑자전환 전망

21일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분기 매출 69조6천637억원, 영업이익 3조5천65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각각 1.1%, 17.2%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2조4336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처음으로 조단위를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 소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연간 매출은 260조8천422억 원으로 전년(302조2천314억원) 보다 13.6% 감소하고 연간 영업이익은 7조3천443억원으로 전년((43조3천766억원)보다 83% 감소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기지 못하는 것은 금융위기로 최저 실적을 기록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 실적 감소에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적자 영향이 크다. DS 부문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영업손실 12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1분기(-4조5천800억원) 2분기(-4조3천600억원), 3분기(-3조7천500억원)으로 손실 규모는 총 12조6천900억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DS 부문 영업손실이 9천712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상반기에 시작한 메모리 감산에 따라 재고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반등한 영향 때문이다.

특히 올해 적자 1조8천억원을 기록했던 D램이 4분기에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이 예상하는 4분기 D램 영업이익은 7천349억원이다.

박유학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PC, 서버 시장의 유통 재고가 정상 수준에 근접하는 등 업황 회복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상승 속도가 시장 기대치를 넘어설 전망"이라며 "D램 고정가격의 경우 내년 1분기에도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낸드의 내년 1분기 고정 가격은 4분기 상승률(+13%QoQ) 대비 더욱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D램 제품의 가격 반등 폭이 실제 수요가 증가할 때 나타나는 가격 급등으로 재현되고 있다"고 평가했고,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감산 확대로 메모리 재고는 줄고 가격 반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메모리 가격은 약 2년간 하락세를 지속하다 올해 4분기부터 상승세로 전환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D램의 고정거래가격이 10월 전월대비 15.38% 증가, 11월 3.33% 증가했고, 낸드의 고정거래가격은 10월 1.59% 증가, 11월 5.41% 각각 전월대비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2년 6월 30일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임직원이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메모리 수요 개선에 영향을 받아 삼성전자 메모리 팹(생산시설) 가동률도 증가하는 추세다. KB증권에 따르면 감산을 단행했던 삼성전자 시안 낸드 공장 가동률은 3분기 말 30% 수준에서 올해 말 40~50%로 반등이 예상되고, 236단 8세대 V낸드 양산 비중을 확대하면서 원가 경쟁력을 향상할 전망이다. D램 가동률은 1bnm 양산이 크게 확대되는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서 IT와 모바일을 담당하는 MX 및 네트워크 사업부는 연간 영업이익이 12조7천530억 원으로 전년보다 약 12% 증가하고, 가전과 TV를 담당하는 CE 및 VD 사업부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5천650억 원으로 약 15%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5조3910억 원으로 전년(5조9천500억 원) 보다 약 9% 감소가 예상된다.

내년 영업이익 4.6배 증가한 33조원...반도체 흑자전환 전망 

내년 삼성전자의 매출은 302조7천억원,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4.6배 증가한 33조3천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올해 13~14조원 적자에서 12조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 시장에서 핵심 메모리로 급부상한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가 본격화되면서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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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학 연구원은 "올해 연말과 내년 연초에 엔비디아를 포함한 주요 고객들로의 HBM3 공급이 본격화되고, 내년에 HBM3E 양산화를 위한 의미 있는 성과도 이룰 전망"이라며 "삼성전자의 HBM 생산능력도 현재 대비 2배 이상 급등하며 HBM3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가 점차 완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속도를 개선한 LPDDR5X를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차세대 메모리 LLW(Low Latency Wide) D램을 양산 예정이다. 또 내년 파운드리에서는 3나노 공정 2세대 양산을 시작하고, 현재 건설 중인 미국 테일러시 파운드리 팹이 3, 4나노 공정으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