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어떻게 인간의 미래 예측할까

덴마크 연구진, 삶 주요 사건 언어모델 단어와 같이 다루는 '라이프2벡' 모델 개발

과학입력 :2023/12/20 10:11

어떤 사람의 사회경제적 조건이나 건강 상태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알면 그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 사람의 일생을 정확히 예측하는 인공지능(AI)을 만들 수 있을까?

덴마크 연구진이 사람의 조기사망률이나 성격의 미묘한 차이 등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는 AI 모델을 만들었다. 자연어처리를 위한 대형 언어모델의 방법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 컴퓨테이셔널 사이언스(Nature Computational Science)'에 최근 실렸다. 

사회경제적, 인구학적 요소가 각 사람의 삶의 여정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덴마크기술대학교 등 연구진은 정부 자료 등을 바탕으로 덴마크인 600만명의 교육, 보건, 소득, 직업 등 생활 지표와 삶의 조건, 일상의 주요 사건 등을 추렸다. 이 데이터는 사람의 삶을 하루 단위로 나타낼 수 있을 정도로 정교했다.

삶의 주요 요소 및 사건들 사이의 관계를 나타낸 그림 (자료=네이처 컴퓨테이셔널 사이언스)

이어 이같은 데이터를 활용해 사람들의 삶의 여정과 주요 변곡점을 나타낼 수 있는 AI 모델을 만들었다. 이때 삶의 주요 요소들을 마치 초거대언어모델이 단어를 다루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표현했다.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언어 모델의 단어에 해당하는 셈이다.  

연구진은 이 모델에 '라이프2벡(life2vec)'이란 이름을 붙였다. 수많은 단어들 사이의 의미적 거리를 다차원 벡터 공간에 나타냄으로써 AI 언어모델의 성능 향상에 크게 기여한 '워드2벡(word2vec)' 기술에서 딴 이름이다. 워드2벡은 단어 사이의 관계를 수학적으로 표현, 언어모델이 번역을 하거나 다음에 나올 단어의 확률을 정확하게 예측하게 하는 기반이 됐다.

라이프2벡 모델은 질병이나 보건, 거주지, 소득 수준 등 삶의 주요 사건이나 요소들을 벡터로 나타내 삶의 다음 단계를 예측한다.

연구진은 이 모델을 바탕으로 2016년 1월 이후 4년의 기간 동안 35-65세 사이 집단의 조기사망률을 예측했다. 사람들의 성격에 나타나는 미묘한 차이도 포착할 수 있었다. 이 모델은 기존의 다른 예측 모델에 비해 정확도가 11% 이상 높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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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적 및 보건 관련 요소들 사이의 복잡한 연결 고리를 드러내는 방식을 통해 삶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다만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선 사생활 보호를 위한 엄격한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논문 제목은 Using sequences of life-events to predict human lives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