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네덜란드 출장 성과는 반도체가 90%"…하이 NA EUV 기술선점 우위

ASML과 1조원 '반도체연구팹' 건립...향후 D램·로직에 하이 NA EUV 적용

디지털경제입력 :2023/12/15 08:33    수정: 2023/12/17 18:54

[김포=이나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박 5일간의 네덜란드 출장을 마치고 15일 새벽 귀국하면서 순방 성과에 대해 "반도체가 거의 90% 였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세계 최고의 반도체 장비 업체인 ASML과 협력으로 앞으로 하이 NA 극자외선(EUV) 반도체 장비 기술 선점에서 경쟁 우위를 갖게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7시 3분께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귀국하면서 출장 소회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네덜란드 방문을 마치고 15일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회장과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 동행으로 지난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남동부 벨트호벤에 있는 ASML 본사를 방문해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반도체 협력을 맺었다. 양사가 협력해 국내에 약 1조원을 공동 투자해 극자외선(EUV) 장비를 활용한 첨단 반도체 연구 팹을 건립한다는 내용이다.

ASML과 협력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이 회장은 "경 사장님께서 설명 드리도록 하시죠"라며 출장에 동행한 경계현 사장에게 대답을 넘겼다.

경 사장은 "이번에 (ASML)과 협약식한 내용은 경기도 동탄에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짓고, 그곳에서 하이 NA EUV(극자외선) 장비를 들여온 뒤, ASML 엔지니어와 삼성전자의 엔지니어들이 같이 기술개발을 하는 것이 주목적이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이것을 통해서 앞으로 하이 NA EUV 장비에 대한 기술적 우선권을 삼성이 갖게 될 것 같다"라며 장기적으로 D램이나 로직에서 하이 NA EUV를 잘 쓸 수 있는 계기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취재진의 '경쟁사보다 EUV 장비를 빠르게 들여올 수 있게 된것인가'라는 질문에 경 사장은 "장비를 빨리 들여온다는 관점보다는 ASML 엔지니어와 삼성의 엔지니어가 같이 공동연구를 하는 것"이라며 "이제 삼성이 하이 NA EUV를 더 잘 쓸 수 있는 협력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또 '반도체 산업 경쟁력이 더 강화되는데 이번 순방이 도움됐다고 보는가'란 질문에 경 사장은 "그렇다"라며 "여러 가지 툴들이 있지만 EUV가 가장 중요한 툴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이것을 통해서 전체적인 반도체의 공급망 입장에서 굉장히 튼튼한 우군을 확보했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이 네덜란드 방문을 마치고 15일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전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 2위인 ASML은 극자외선(EUV) 장비를 유일하게 공급하는 기업으로 '슈퍼 을(乙)'로 불린다. EUV 노광 장비는 극자외선으로 반도체에 회로를 새기는 기술로 7나노미터(mn) 이하 미세공정, 고용량, 저전력 반도체 생산에 꼭 필요한 핵심 장비로 꼽힌다.

경계현 사장이 언급한 '하이 NA EUV' 장비는 ASML이 개발한 차세대 장비로,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의 칩을 생산하려면 반드시 필요하다. ASML은 내년 말부터 하이 NA EUV 장비 초도 물량을 고객사에 공급하고, 2025년 본격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ASML이 1년간 생산할 수 있는 하이 NA EUV 장비는 10대에 불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TSMC, 인텔 등도 장비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장비 가격이 1대에 4천억 원 이상인데도 주문이 밀렸을 정도다. 

특히 삼성전자는 2022년 3나노 공정 생산에 이어 2025년 2나노 공정 생산,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으로 칩을 양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기에 이번에 ASML과 협약은 하이 NA EUV 장비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경쟁사인 TSMC도 2025년 2나노 공정을 시작하고, 파운드리 시장에 재진출한 인텔도 2024년 20A(2나노급) 공정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3사의 하이 NA EUV 장비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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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네덜란드 방문을 마치고 15일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편, 삼성전자는 어제(14일) 전사와 모바일경험(MX) 사업부를 시작으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 중이다.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회의는 19일 예정돼 있다. 

경 사장은 글로벌 전략회의와 관련해 보고 받은 내용이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다음 주 화요일에 한다"며 "그건 가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